by연합뉴스 기자
2013.07.30 19:49:32
창녕함안보에 올해 첫 조류경보 발령
(창원=연합뉴스) 경북 구미보 등 낙동강 상류에 이어 하류까지 녹조 현상이 번지고 있다.
낙동강 창녕함안보에는 30일 올해 처음으로 조류경보가 발령됐다.
이날 오전 경남 창원시 본포교 본포취수장 아래를 흐르는 낙동강 물은 녹색 페인트를 풀어놓은 듯한 모습이었다.
취수장 취수구 주위에 오일펜스와 조류 차단막을 설치했지만 취수구 쪽으로 흘러들어 가는 녹조 알갱이를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창녕군 길곡면과 함안군 칠북면을 잇는 창녕함안보 상류와 함안 칠서면 칠서취수장에서도 강 전체가 녹색을 띠었다.
중간 중간 녹조 덩어리들이 뭉쳐서 떠 있는 모습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녹조가 강을 뒤덮기 시작하자 관계 기관은 수중펌프를 가동하는 등 조류 확산 방지에 나섰다.
칠서취수장에서는 오일펜스와 조류 차단막은 물론이고 지난 26일부터 수중펌프 8대와 수중공기공급장치 1대를 24시간 가동하고 있다.
수중펌프와 수중공기공급장치는 정체된 수면에 물살을 일으켜 조류를 분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칠서취수장 측은 “예전에는 부산 쪽에 녹조가 있었지만 여기는 아예 없었다”며 “수중펌프는 녹조가 번성하던 지난해 7월, 수중공기공급장치는 지난해 말에 각각 처음 설치했다”고 밝혔다.
최근 낙동강 하류에서는 클로로필-a 농도와 남조류 세포 수가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합천창녕보의 클로로필-a 농도는 이달 둘째 주에 9.0㎎/㎥였으나 셋째 주에는 35.5㎎/㎥, 넷째 주에는 52.1㎎/㎥로 높아졌다.
유해남조류는 셋째 주에 ㎖당 336개였다가 넷째 주에는 2천24개로 급증했다.
창녕함안보에서는 이달 둘째 주 5.4㎎/㎥이던 클로로필-a 농도가 셋째 주 65.6㎎/㎥, 넷째 주 68.8㎎/㎥로 상승했다.
유해남조류는 같은 달 둘째 주에는 검출되지 않았으나 셋째 주에는 400개, 넷째 주 5천16개에 달했다.
또 이번 주 클로로필-a 농도와 ㎖당 유해남조류 세포 수가 넷째 주에 이어 조류경보 기준을 초과하는 56.1㎎/㎥, 1만5천48개를 기록함에 따라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이날 창녕함안보에 조류경보를 발령했다.
환경청 측은 “낙동강 하류에는 고도정수처리시설이 갖춰져 있어 먹는 물은 안전하지만 만약의 경우를 대비, 수질 검사 횟수 등 관리 기준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조류경보제는 원래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호소(호수)’에만 적용되지만 4대강 보가 들어선 뒤 강이 사실상 호소로 변해 수질 관리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올해 낙동강 일부 구간에서 시범 운영하기로 결정됐다.
낙동강 경남지역에서는 창녕함안보가 조류경보제 운영 대상이다.
2회 이상 연속해서 클로로필-a 농도가 15㎎/㎥ 이상이고 남조류 세포 수가 ㎖당 500개 이상이면 ‘조류 출현 알림(예방단계)’, 클로로필-a 농도가 25㎎/㎥ 이상이면서 남조류가 ㎖당 5천개 이상이면 ‘조류경보(경보단계)’를 내린다.
클로로필-a 농도가 100㎎/㎥ 이상이면서 남조류가 ㎖당 100만개 이상이면 ‘조류대발생(경보단계)’에 해당한다.
한편 환경단체는 지난해에 이어 녹조 현상이 되풀이되자 보 수문 상시 개방을 촉구하고 나섰다.
곽빛나 마창진환경연합 활동가는 “낙동강 상류에 이어 하류까지 전 구간에서 녹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보 설치로 인한 물 흐름 정체가 녹조 발생의 가장 큰 원인인 만큼 근본적으로 보 철거를 고려해야 하고, 당장은 수문을 상시 개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