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조 규모 '광주중앙공원1지구'…시공권 두고 갈등 심화
by오희나 기자
2024.03.07 15:53:55
한양 "용역 부풀려져…분양가 3.3㎡당 1990만원" 주장
롯데건설 "분양가 측정 자격·근거없어"…내달 분양 돌입
공개토론회도 '대표성' 주장만 되풀이 '파행'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총 사업비 2조원대에 달하는 광주 최대 민간공원 조성사업인 ‘광주중앙공원1지구’ 시공권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빛고을중앙공원개발 특수목적법인(SPC) 최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한양이 분양가가 부풀려졌다면서 3.3㎡당 1990만원을 제시하면서 공개 토론회까지 열렸지만 파행으로 마무리됐다. 시공사인 롯데건설은 주주 간 갈등으로 더이상 지연돼서는 안 된다며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 광주중앙공원 1지구 조감도. (사진=광주광역시) |
|
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이르면 내달 ‘광주중앙공원 1지구 롯데캐슬 시그니처’ 분양 일정에 돌입할 예정이다.
총 사업비 2조1000억원대 규모 광주중앙공원1지구 민간공원특례사업은 광주 서구 금호동·화정동·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과 아파트 등을 건설하는 광주 최대 민간공원 조성사업이다. 최고 28층 39개동 2772가구 규모 아파트를 짓고, 나머지 부지에는 공원을 조성해 광주시에 기부채납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분양방식과 시공권을 두고 수년째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 한양은 광주시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광주시가 발표한 중앙공원1지구 선분양가격이 부풀려졌다고 주장했다. 선분양 시 3.3㎡당 1990만원에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광주시는 중앙공원1지구에 대한 ‘선분양 타당성 검증 용역’을 실시한 결과 아파트 3.3㎡당 2425만원의 분양가가 나왔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한양은 “최근 광주시와 빛고을 SPC가 제시한 선분양가 평당 2425만원은 특정 사업자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한 ‘광주시 속임수 행정의 결정판’”이라며 “전남대 산학협력단의 타당성 검증안을 살펴보면 전체 사업비 중 토지비·공사비·금융비·판매비 등에서 상당 금액이 부풀려진 것으로 추정되고, 이를 합리적으로 조정 시 4633억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지난 6일 광주시는 시청 중회의실에서 공개 토론회를 마련했지만, 분양가 등에 대한 생산적 논의 없이 양측이 기존 주장만 되풀이하면서 파행으로 끝이 났다.
한양 측은 “시의회, 시민, 전문가집단, 시민단체가 참여한 협의체를 구성하고 모든 자료를 제공해 충분히 검토하고 후분양이 적절한지, 선분양가 2425만원이 적절한지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시행사인 빛고을 측과 롯데건설은 한양은 주주일 뿐 분양가를 측정할 자격이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한양이 SPC주주일 뿐 시공사가 아니며 주장하는 분양가 또한 근거가 없다”면서 “광주시가 진행한 전남대 용역결과를 못 믿겠다는 건데 사업을 빠르게 추진해야 하는 주주 구성원이 오히려 사업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분양가는 광주시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승인 과정에서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상반기내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편, 2018년 광주시는 공모를 통해 대표주간사 한양과 우빈산업·케이앤지스틸·파크엠으로 구성된 ‘한양컨소시엄’을 사업자로 선정했다. 한양컨소시엄은 2020년 1월 사업추진을 위한 SPC인 빛고을중앙공원개발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이후 한양과 나머지 주주사 간 분양방식을 두고 갈등이 불거졌고, 이 과정에서 주주사들은 2022년 4월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한양은 독점 시공권을 주장하며 법정공방에 나섰지만 법원은 지난해 12월 한양에 시공권한이 주어진다는 주장에 법적 근거가 없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이후 한양은 광주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