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 아직 어린데…” 법정선 고깃집 갑질 ‘목사 모녀’의 눈물
by송혜수 기자
2022.05.26 14:57:04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지난해 양주 고깃집 ‘목사 모녀 갑질’로 세간의 공분을 샀던 사건 관련, 검찰이 모녀에게 벌금형을 구형했다. 이들 모녀는 법정에서 “배달 앱에서 별점 1점을 주고 악평해도 문제가 안 되는데 너무하다”라며 울먹였다.
| 지난해 양주 고깃집 ‘목사 모녀 갑질’로 세간의 공분을 샀던 사건 관련, 검찰이 모녀에게 벌금형을 구형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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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의정부지법 형사5단독 박수완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공갈미수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목사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구형했다. 또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딸 B씨에 대해서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날 A씨는 최후진술에서 “나는 엄중히 처벌받아도 되지만 나의 딸은 아직 어리다. 선처해달라”면서 눈물을 흘렸다. 딸 B씨도 “이 사건으로 너무 힘들어서 양주에서 인천으로 이사 갔다”라면서 “요즘 배달 앱에서 별점 1점을 주는 등 악평해도 괜찮은데, 굳이 공론화해서 갑질이라고 보도한 것은 너무하다”라고 호소했다.
이에 재판장은 피해자와 합의했는지, 사과했는지 등을 질문했으나 모녀는 노력 중이라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피해 식당의 사장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해당 재판에 참관했다며 심경을 전했다. 그는 “지난해 5월 27일 첫 글을 올리고 거의 1년 만에 공판이 잡혀서 아침에 참관했다. 참 오래 걸렸다”라며 운을 뗐다.
이어 “많은 분이 소식 궁금해하고 어찌 됐는지 또 합의는 했는지 물어본다”라며 “첫 글에도 적었지만, 합의 안 한다. 돈이 목표가 아니라 처벌을 원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과 한 번 제대로 받지 못했는데 조용히 합의 한 거 아니냐는 오해가 있을까 봐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재판을 참관하고 나서 든 생각은 ‘악어의 눈물’이었다”며 “반성한다면서 모든 비판 댓글에 고소를 남발하고 심지어 우리 부부도 고소 고발했으면서 무엇을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다는 건지 모르겠다”라고 토로했다.
앞서 이들 모녀는 지난해 5월 26일 오후 7시께 경기 양주시 옥정신도시의 한 고깃집에서 3만 2000원짜리 메뉴를 시켜 먹은 뒤 ‘옆에 노인들이 앉아 불쾌했다’는 이유로 막무가내 환불을 요구했다.
A씨는 고깃집 사장에게 “돈 내놔. 너 서방 바꿔. 너 과부야? 가만두지 않을 거야”는 등의 협박성 발언과 “X주고 뺨 맞는다”는 등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
딸 B씨도 전화를 걸어 “영수증 내놔라. 남자 바꿔라. 신랑 바꿔라. 내 신랑이랑 찾아간다”면서 폭언을 했다. 또 포털사이트를 통해 식당 방문 연쇄 예약, 별점 테러 등을 남겼다.
특히 모녀는 고깃집을 상대로 ‘감염병관리법 위반을 했다’라면서 시에 신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 관계자는 “해당 식당은 칸막이를 모두 설치했고 업주가 계산할 때 카운터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는 등 방역수칙을 준수한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밝혔다.
해당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지자 “4년간 성실하고 친절하게 장사한 집이다. 돈쭐을 내주자”라면서 전국 각지에서 격려의 메시지와 손님들이 줄을 이었다.
이에 고깃집 운영 부부는 후원된 돈 70만원과 함께 자신들이 300만원을 보태 지난 6월 양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 370만 1000원의 후원금을 전달하는 등 수차례 지역사회에 환원하기도 했다.
한편 해당 모녀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7월 6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