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훈 프로파일러 “조은누리양 수색, 실패한 작전”
by장구슬 기자
2019.08.06 14:23:05
| 배상훈 프로파일러. (사진=MBC 라디오 ‘이승원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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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배상훈 프로파일러가 충북 청주의 한 야산에서 실종된 지 열흘 만에 구조된 조은누리(14) 양 수색 작전에 대해 ‘실패한 작전’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배 프로파일러는 지난 5일 MBC 라디오 ‘이승원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 출연해 “안 좋은 생각도 많이 했었는데, (조 양이) 무사히 돌아와서 상당히 기쁘다. 그럼에도 쓴소리를 해야 할 것 같다. 여러 방송에서 좋은 소리만 하는데, 제가 보기에 수색 작전은 실패한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수색 범위가 반경 1.2킬로미터였다. 이는 4500제곱미터인데, 동원된 총인원이 5800명이다. 단순 계산만 하더라도 한 사람당 1제곱미터씩 수색한다고 해도, 그것보다 못하다”라고 지적했다.
배 프로파일러는 “수색을 할 때 컨트롤 타워가 명확해야 한다. 어떤 구역을 누가 했고, 그 구역에는 다시 가지 않는 신뢰성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주로 전문가들을 동원한다. 미국 같은 경우에는 전문 구조팀이 따로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부분이 체계화돼야 한다”면서 “찾은 건 잘했지만 빨리 찾았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찾은 것도 원래 찍은 공간이 아니라 산 너머에서 찾았다”면서 “그럼 왜 거기를 고집했는가에 대한 판단은 ‘잘했다, 잘못했다’를 떠나서 결정은 누가 했으며, 이것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지, 왜 거기를 수색했는지 명확히 기록해야 하고, 그 기록에 대한 평가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행자 이승원이 “조 양이 열흘이나 혼자 있었는데, 어떻게 생존할 수 있었나”라고 질문하자 배 프로파일러는 “보통 어린아이들이 조난당했을 때 (어른보다) 살아남는 경우가 더 많다”면서 “분명히 그 아이는 부모님이나 선생님한테 무엇인가 들은 것을 머릿속에 넣고 있었을 거다. 예를 들어 산악 조난 시 원칙인 ‘그 자리에서 기다려라’, ‘낙엽을 덮어라’ 등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배 프로파일러는 조 양을 발견한 수색견 달관이에 대해 “(수색견들이) 굉장히 고생을 많이 한다. 독사에도 많이 물리고 험준한 데를 찾다 보면 다리가 부러져서 폐사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색견들의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색견들이) 산재를 많이 당하기 때문에, 정확한 통계와 평가를 통해 ‘어느 정도 (기간을) 수색견으로 쓰고 여생을 편하게 한다’라는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반드시 처우 개선을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 2일 실종 10일 만에 발견된 조은누리 양이 구급차에서 충북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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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조 양은 지난달 23일 충북 청주시 가덕면 무심천 발원지 인근에서 실종된 뒤 열흘만인 지난 2일 최초 실종 장소에서 1.7km 가량 떨어진 야산에서 군부대 수색견에 의해 발견됐다.
구조 이후 충북대학교 병원으로 이송돼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조 양은, 빠르게 건강을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6일 경찰이 조양에 대한 면담조사를 진행한 결과, 조 양은 실종 당시 상황은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 양은 산에 머무는 동안 주로 잠을 잤고, 외부인이나 야생동물과의 접촉은 없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