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합리적 공모가 산정 위해 '코너스톤' 제도 도입

by성선화 기자
2018.01.29 14:30:00

국내 시장 주문주도형과 호가주도형을 통합하는 하이브리드로
KRX지수 ETF, 변동성 ETN 등 오는 3월 출시

이은태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은 2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8 주요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사진: 한국거래소)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한국거래소가 공정한 시장 가격 형성을 돕기 위해 현행 매매 시스템을 장기적으로 시장조성자(딜러) 제도와 통합하고 기업 공모가격 산정 시 기관투자자에 물량을 우선 배정하는 ‘코너스톤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또 오는 3월에는 KRX300 지수를 추종하는 KRX300 상장지수펀드(ETF)를 상장한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29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2018 주요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증권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7개 사업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은태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본부장은 “좋은 시장은 일시적 수급 불균형으로 왜곡되지 않고 본연의 기능을 다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선 공정가격이 안정적으로 거래되며 매매 비용도 최소화 돼야 한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우선 현재의 주문주도형 시장(order-driven market)을 호가주도형 시장(quote-driven market)과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거래자 주문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주문주도형이지만, 미국은 시장 조성자가 중간에서 매매를 체결해주는 호가주도형이다.



최근 글로벌 시장 추세를 보면 호가주도형인 미국은 주문주도형으로, 주문주도형인 유럽은 호가주도형으로 통합되는 하이브리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현재는 주문에 의해 가격이 급변하는 시스템”이라며 “시장 조정자가 중간 역할을 하는 딜러 제도를 도입하면 가격 왜곡 현상이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15년 시장 조성자 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이지만 참여가 저조한 상황”이라며 “대상 종목을 확대하고 궁극적으로는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합리적인 공모가 산정을 위해 상장 전에 미리 기관투자자에 우선 물량을 배정하는 코너스톤 제도를 도입한다. 코너스톤 제도는 IPO(기업공개) 수요예측 이전에 기관투자자 등에 물량을 우선 배정하는 것을 말한다. 수요 예측 전에 미리 기관투자자들에게 공모주를 팔면 적정 공모가격을 알아낼 수 있다.

현재는 수요예측 때 과도한 물량을 주문하고 실제 청약하지 않는 허수가 많아 공모가 산정의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 본부장은 “공모가격의 합리성을 높이기 위해 코너스톤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라며 “시장 진입요건도 글로벌 시장에 맞게 개선하고 과거에 정한 퇴출 잣대도 현실에 맞게 수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양한 ETF·ETN 상품들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다음달 5일 발표 예정인 KRX300 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ETF를 오는 3월 출시할 예정이다. 이 본부장은 “한국과 대만이 공동 개발한 한-대만 IT 지수 ETF와 변동성 ETN도 3월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