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인경 기자
2013.10.01 16:05:47
일본, 소비세 5%→8% 인상.. 추가금리 인하 가능성 나와
상반기 아베노믹스 부활 우려..자동차·기계 등 수출주 우려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잠시 주춤했던 아베노믹스가 다시 시동을 걸고 있다. 우리 수출기업들의 발목을 잡은 지긋지긋한 엔저공세가 부활할 조짐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내년 4월부터 소비세를 현행 5%에서 8%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소비세 이후다. 아베 총리는 소비세 인상 이후 공격적인 엔저 공세를 펼치겠다고 장담한 바 있다. 소비세를 올리면 경기 침체가 우려된다며 일본은행을 통해 통화정책을 완화하겠다는 것. 4일 열리는 일본은행 금융정책회의에서부터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에 우리 증시에 불똥이 떨어졌다. 일본 경제가 회복되고 저성장 기조에서 탈피할 경우 소비재는 살아날 수 있겠지만, 우리 산업구조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수출 산업은 경쟁력 약화 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지난 상반기 일본은행의 공격적 양적완화로 인해 엔저가 가속화되자 외국인은 4월부터 5월 중순까지 3조6586억원을 팔아치웠다. 특히 수출에 영향을 받는 삼성전자(005930), 현대차(005380), 기아차(000270), 현대모비스(012330), LG화학(051910) 등을 팔아치웠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의 무너지자 증시도 가파르게 추락했다.
박형중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세 인상을 시작으로 아베노믹스가 보다 원활하게 시행될 경우, 한국경제와 증시에 결코 긍정적인 영향이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내년 1월부터 투자원금 100만엔까지의 주식이나 주식투자신탁,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과 배당에 5년간 과세를 물리지 않는 ‘일본판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ppon ISA)‘가 시작되면 장농에서 잠자던 엔화까지 풀려 엔저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상반기에 이어 우리 자동차, 기계 등 수출주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다.
반면 엔저에 대한 우려가 지나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007년 엔-달러 118엔 수준도 겪었던 만큼, 아직은 여유가 있다는 설명이다. 알렉스 트레비스 피델리티자산운용 일본 주식부문 대표 역시 120~130엔에 육박하지 않을 경우,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상반기에 엔저로 자동차 수출주들이 단기간 급락했지만 7월 무렵 회복세를 되찾은 점도 자신감을 준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미국의 부채한도 조절이슈도 맞물려 있어 달러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일본의 엔저 공세가 우리 시장에 크게 다가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일본 경기의 펀더멘털이 좋아지는 측면은 글로벌 경기에 우호적인 면도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