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알트코인 1% 출금수수료 1% 부과…시장 안정용이라지만, 투자자엔 부담

by정윤영 기자
2026.05.08 07:09:02

385개 알트코인 1% 수수료·잔고 0.1% 출금 제한
정액제 대신 정률제 도입…업계서도 이례적 구조
빗썸 “유동성 급감·시장 충격 완화 위한 조치” 설명
“네트워크 비용 넘어선 추가 수수료 부담” 지적도

[이데일리 정윤영 기자] 빗썸이 오는 11일부터 일부 알트코인 출금 수수료 체계를 변경한다. 기존 코인·네트워크별 건당 정액 방식에서 벗어나 출금 금액의 1%를 수수료로 부과하는 정률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거래소 내 유동성 감소와 급격한 자금 이탈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되지만, 일각에선 고객의 다른 거래소로의 이동을 제어하면서 추가 수수료 수익까지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 지적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빗썸 라운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7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오는 11일부터 일부 알트코인을 대상으로 외부 출금 시 출금 금액의 1%를 수수료로 부과하는 출금 수수료 정책을 시행할 예정이다. 적용 대상은 전일 종가 기준 거래소 내 예치 잔고가 원화 환산 100억원 미만인 종목과 빗썸이 거래 안정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종목이다.

이에 따라 실제 적용 대상이 되는 알트코인은 총 385개로, 사실상 빗썸에 상장된 중소형 알트코인 상당수가 포함된다. 다만 비트코인, 이더리움, 엑스알피(XRP), 테더(USDT) 등 주요 종목은 기존 출금 정책이 유지된다.

출금 한도 역시 강화된다. 빗썸은 해당 종목에 대해 하루 출금 가능 수량을 보유 잔고의 0.1% 수준으로 제한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대규모 투자자의 경우 전량을 외부 지갑이나 타 거래소로 이동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원하는 시점에 자유롭게 이동하기 어려워졌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빗썸 공지사항 (사진=빗썸 홈페이지)
이에 일부 투자자들은 빗썸 측이 출금 부담을 높여 이용자 이탈을 막으면서 수수료 수익까지 노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거래소 출금 수수료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사용 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 이용자가 특정 네트워크를 통해 자산을 이동할 때 발생하는 온체인 수수료를 거래소가 대신 부담하고, 이를 정액 형태로 이용자에게 부과하는 구조다. 예컨대 USDT 출금 시 이용자가 1만 USDT를 보내든 10만 USDT를 보내든 네트워크 사용 비용인 0.1 USDT 수준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빗썸처럼 출금 금액 기준으로 정률제를 적용하게 되면 출금 규모에 따라 수수료도 함께 늘어난다. 예를 들어 1만 USDT 출금에 1% 수수료를 적용하면 약 100 USDT 수준의 수수료가 발생한다. 이 가운데 네트워크 사용 비용인 0.1 USDT를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은 네트워크 비용과 별개의 추가 수수료 성격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거래소 출금 수수료는 기본적으로 네트워크 이용 비용 개념인데, 정률 구조에서는 금액이 커질수록 네트워크 비용과 무관한 추가 금액이 발생하게 된다”며 “빗썸 입장에서는 출금 수수료 장벽을 세워 거래소 내 잔고를 유지하는 효과가 있고, 이용자가 실제로 출금을 하더라도 추가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러나 빗썸은 이번 정책이 단순 수수료 수익 확대보다는 거래소 내 유동성 안정과 급격한 자금 이탈 방지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빗썸 관계자는 “최근 시장 거래대금과 유동성이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특정 종목에 자금이 집중되거나 대규모 출금이 한꺼번에 발생하면 가격 변동성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며 “특히 거래소 내 예치 잔고가 많지 않은 알트코인의 경우 유동성 충격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어 이를 완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출금 수수료 수익이 거래소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며 “이번 정책은 수수료 수익 확대보다는 거래소 내 유동성 급감을 방지하고 시장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