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남 한프 대표 "내년 전해액 매출 2500억 확보"
by박형수 기자
2017.07.06 14:02:16
제주도 국내 최대 규모 태양광 발전소 건립
일본 스미토모와 세계 최대 규모 ESS 구축
2500억 규모 전해액 공급…안정성 인정받아 해외 진출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한프가 주도해 제주도에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건립합니다. 각종 인가 절차가 순조로워 내년 하반기에는 태양광 발전소에서 발전을 시작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한프(066110)는 태양광 발전소와 함께 설치하는 에너지저장시스템(Energy Storage System·ESS)에 들어갈 전해액을 공급합니다.”
김형남 한프 대표이사(사진)는 최근 서울 강남구에 있는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내년 확정 매출액만 2500억원”이라며 “태양광 발전소 건립을 시작하면 인식하는 매출”이라고 밝혔다.
한프 자회사 제주에너지개발은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발전사업 허가를 받았다.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약 133만㎡ 부지에 국내 최대 규모인 총 95MW 규모 태양광 발전소와 250MWh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을 구축할 계획이다. 앞서 한프는 지난해 11월 410억원을 투자해 해당 부지를 매입했다.
김 대표는 “정부가 신재생 에너지 육성을 강조하면서 태양광 발전소를 건립하는 데 투자하려는 투자자가 많다”며 “세부 조건을 조율중으로 내년 사업을 시작하는 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한프는 예비 투자자로부터 태양광 발전소 건립에 필요한 자금 4800억원에 대한 투자 의향서(LOI)를 받아둔 상태다. 은행과 자산운용사 등은 태양광 발전소 사업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것으로 판단하고 서로 투자하겠다며 좋은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김 대표는 “대규모 발전소이기 때문에 ESS 설비가 필요하다”며 “세계 최대인 250MWh 규모 ESS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적인 신재생에너지 업체인 일본 스미토모전기공업이 설비를 구축할 것”이라며 “스미토모는 일본 홋카이도 지역에 60MWh 규모의 ESS를 건설해 운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SS 설비에 꼭 필요한 전해액은 한프가 공급하기로 했다. 필요한 전해액 규모만 2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 대표는 “진천 공장을 전해액 설비로 변경하고 있다”며 “한프는 감광재료를 만들어 세계 최고 자리에 올랐던 저력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화공 분야에서 기술력을 이미 인정받았다”며 “내년에 전해액인 바나듐레독스를 공급하기로 스미토모와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스미토모가 추진 중인 바나듐레독스흐름전지(VRFB) 기반의 ESS는 고체가 아닌 액체 상태의 바나듐 전해질에 전기를 저장하는 방식이다. 물처럼 흐르면서 충전과 방전이 이뤄진다. 소규모 ESS에 이용하는 리튬이온배터리 방식보다 안정성이 높다.
김 대표는 “바나듐 방식은 안정성이 높은 대신 효율은 리튬 방식보다 떨어진다”며 “하지만 20년이 지나도 성능을 유지하기 때문에 4~5년에 한번씩 교체해야 하는 리튬보다 대규모 ESS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한프는 내년부터 바나듐 전해질 공급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세계 최대 규모의 ESS 설비가 안정적으로 돌아가면 한프의 바나듐 전해질에 대한 품질을 인정받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김 대표는 기대했다.
세계적인 통계정보 조사 기관인 시장조사 기관 네비건트 리서치(Navigant Reserch)에 따르면 리튬이온전지와 레독스 흐름전지, 나트륨-황전지 기반의 전 세계 ESS 시장은 오는 2023년에 약 10GWh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지난 2013년 16조원에서 2020년 58조6000억원으로 연평균 53% 성장할 것으로 관측했다.
김 대표는 “신재생에너지는 특성상 발전량과 발전시점이 불규칙하다”며 “전력공급을 일정하게 조정하려면 ESS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ESS 시장에서 가장 매출 비중이 큰 사업은 이차전지”라며 “이차전지 생산 단가에서 비중이 큰 항목이 전해액”이라고 덧붙였다.
한프는 내년부터 전해액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하면 실적은 점점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 대표는 “전해액 매출은 시간이 흐를수록 증가할 것”이라며 “안정성만 인정받으면 장기간 대규모 공급계약 체결이 이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