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1년 전 매물 내놨던 中 법인 매각 완료
by김성진 기자
2024.11.18 15:13:49
베이징·충칭 법인 74억원에 처분
현대차·기아 판매 부진 탓 수요 감소
인도 등 신흥 시장 공략 계획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현대제철이 수요 부진과 실적 악화로 지난해 매물로 내놨던 중국 베이징법인 매각을 완료했다. 현대제철은 현대차·기아의 현지 점유율 하락과 중국 철강 시장 경쟁력 심화하면서 중국 법인 매각을 추진해왔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중국 베이징법인(현대 스틸 베이징 프로세스)의 자산과 부채를 올 3분기 모두 처분했다. 상반기 미리 처분한 중국 충칭법인의 자산 및 부채를 포함한 2개 법인의 처분 이익은 74억원으로 나타났다.
현대제철이 매각한 베이징법인과 충칭법인은 지난 2002년, 2015년 각각 설립됐다. 국내서 들여온 자동차 강판을 가공해 현대차·기아의 현지 공장에 납품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의 시장 점유율이 후퇴하며 현대제철의 중국 법인 역시도 실적 악화를 피할 수 없었다. 베이징법인과 충칭법인 모두 적자 경영에서 벗어나기 힘든 구조였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가 중국 법인 매각에 나서자 현대제철 역시도 현지 법인 매각을 추진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선 것이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베이징법인과 충칭법인을 매각예정자산으로 분류하고 매각을 추진했다.
현대제철은 앞으로 시장 상황에 맞춰 글로벌 시장 전략을 조정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미 현대제철은 새로운 자동차 시장 대국으로 떠오른 인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올 3분기 인도 푸네에서 연간 23만톤의 생산이 가능한 스틸서비스센터(SSC)를 착공하면서다. 현대차·기아가 인도 시장에서 호실적을 내고 있는 데다, 인도가 친환경차 전환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현대제철도 시장 다변화에 나선 것이다. 현대제철이 SSC에서 생산한 철강은 현대차가 지난해 미국 제너럴모터스로부터 인수한 푸네 완성차 공장에 납품된다.
다만 현재 글로벌 철강 시장의 불황을 어떻게 넘기느냐가 관건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올 3분기 연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83% 감소한 32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건설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매출 부진과 제품 가격 하락이 겹친 탓이다. 특히 중국 철강 업체들이 자국 부동산 시장 침체로 자국산 제품을 저가로 해외에 밀어내며 글로벌 철강 시장 전체가 위기를 맞았다.
현대제철은 최근 불황 탓에 포항 2공장 폐쇄를 결정한 바 있다. 포항 2공장은 원료→제선→제강→압연으로 이뤄지는 철강 생산 공정 중 제강·압연을 하는 시설로, 70만톤 정도의 생산이 가능한 곳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중국 판매 저조로 인한 실적 악화로 수익성 개선을 위해 매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