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여성 비하·대통령 탄핵… 설화 휩싸인 민주당, 사과에 징계까지(종합)
by이수빈 기자
2023.11.22 16:22:40
`암컷` 논란 최강욱, 당원 자격 정지 6개월
이재명부터 원내대표·사무총장까지 사과·경고
김용민·민형배 의원 두고도 "조치해야" 비판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과 정치인의 돌출성 발언이 연일 논란이 되자 당 지도부가 기강을 바로 세우겠다며 당사자에 징계를 내리는 등 진화에 나섰다. 청년 비하·대통령 탄핵·여성 비하 논란에 휩싸인 민주당은 관련 발언에 대해 연일 사과 메시지를 내는 한편, 의원들을 향해서는 자제를 당부했다.
|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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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22일 “암컷이 설친다”는 발언으로 여성 비하 논란을 빚은 최강욱 전 의원에게 ‘당원 자격 정지 6개월’의 비상 징계를 내렸다.
민주당 당규 제32조에 따라 중대하고 현저한 징계사유가 있을 경우 ‘비상징계’를 내릴 수 있다. 당 최고위원회는 이날 관련 사건 조사나 당사자의 소명을 듣는 절차 없이 신속하게 최 전 의원의 징계를 의결했다.
당 지도부는 징계 결정 이전부터 연일 사과 메시지를 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사려 깊지 못한 발언으로 국민에게 상처를 드리고, 당의 입장과 관계없는 무분별한 주장으로 혼란을 드린 것에 대해 원내대표인 저의 책임이 가장 크다”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전날(21일) 조정식 사무총장도 최 전 의원에게 엄중 경고 조치를 내렸고 이재명 대표는 “국민의 공복으로서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서는 관용 없이 엄정하게 대처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당 안팎에서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민주당 의원들이 모인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에서는 22일 새벽까지 이 사안을 두고 격론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욱 의원이 최 전 의원의 설화를 다룬 조선일보 기사와 함께 “당이 어찌 이리 망가졌나. 개탄스럽다”는 글을 올리자 민형배 의원은 “당이 망가졌다니, 조선일보가 민주당의 기준이냐”라고 응수했다.
민주당이 이례적으로 빠른 징계 조치에 나선 것은 당 안팎으로 계속된 설화가 총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민주당은 청년을 겨냥한 ‘갤럭시 프로젝트’를 알리기 위해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 살고 싶어’,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 등의 문구를 적은 현수막을 게첩했다가 청년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9일 최 전 의원의 문제의 발언이 나온 민형배 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 민 의원은 “일단 탄핵을 발의해 놓고 반윤연대를 꾸려 갈 수 있도록 하면 유효하다”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발의까지 거론했다.
최 전 의원과 동석해 ‘암컷’ 발언을 제지하지 않은데다, ‘대통령 탄핵’까지 꺼낸 김용민·민형배 의원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이날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그 자리에서 듣고 있었던 사람들도 ‘이분이 실언을 했다’면서 바로 수정을 했어야지, 그걸 쳐다만 보고 있나”라며 “당연히 조치가 필요하다. 무슨 특정 매체 보도 탓을 하나”라고 질책했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찰 개혁의) 해법을 ‘오직 탄핵’과 같은 독선적 방식으로 해석하고 독점하려 든다면 민주당 또한 국민들로부터 외면받을것이 분명하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김용민 의원과 민형배 의원에 대한 경고는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의에 “오늘 결정은 당사자에 대한 부분”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