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붕괴 여파에 코인판 흔들…비트코인, 1만6000달러대 갇혀

by임유경 기자
2022.11.15 09:52:43

비트코인, 1주 전 대비 20% 하락
FTT토큰, 93% 폭락해 2달러도 무너져
FTX 관련된 블록파이·솔라나도 휘청
"가상자산 시장 신뢰 하락으로 거래 침체 전망"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FTX 파산 신청에 따른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FTX와 관련이 높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나 서비스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가상자산 시장 전반이 침체 분위기다.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도 1만6000달러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5일 코인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오전8시50분 기준) 비트코인 시세는 24시간 전 대비 1.8%% 오른 1만6640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에 이어 두 번째로 시가총액이 큰 이더리움은 1.7% 상승해 1240달러선에서 거래 중이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모두 전일 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각각 19%, 21%씩 폭락한 상태다.

FTX가 발행한 자체 토큰 FTT 가격은 2달러선도 무너져 현재 1.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전일 대비 2% 상승한 것이지만, 일주일 전 대비 93%나 가치가 추락한 것이다.

FTX 파산 신청으로 가상자산 시장에는 크고 작은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FTX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블록체인 프로젝트나 서비스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가상자산 대출업체 블록파이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FTX 문제에 상당히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블록파이는 지난 6월 FTX에서 3240억원 규모의 구제금융 지원을 받은 업체로, FTX 사태가 터진 직후인 지난 11일부터 이용자 출금을 중지시켰다. 당시엔 출금 중단이 고객보호를 위한 일시중지라고 했다. 하지만, 이번 성명에서 “더이상 평소처럼 사업을 운영할 수 없고 출금 일시 중지는 지속된다”고 언급해, 블록파이가 당면한 문제가 가볍지 않음을 암시했다.



FTX가 초기 투자에 참여하고 전략적으로 육성한 블록체인 프로젝트 솔라나는 생태계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

우선 솔라나 자체 토큰으로 생태계 기축통화 역할을 하는 SOL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SOL은 현재 14달러로 일주일 전 30달러에서 50% 이상 떨어졌다. 또 FTX가 만든 솔라나 기반 탈중앙화 금융 서비스인 세럼(SRM)의 자체 토큰 가격도 하락했다. SRM은 현재 0.28달러로 일주일 전 0.74달러에서 가치가 62%나 줄어들었다.

솔라나 재단은 14일 공지를 통해 인출이 중단된 FTX에 1억3454만개의 SRM 토큰과 343만개의 FTT 토큰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출금이 막히기 전 가치로 환산하면 솔라나 재단이 가진 SRM과 FTT 가격은 각각 1억700만달러, 83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솔라나 재단은 또 FTX트레이딩 주식 324만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FTX가 130개 넘는 관계사를 모두 포함해 파산 신청하면서 사실상 가치가 전혀 없어졌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가상자산 시장 리더 역할을 해온 FTX의 붕괴로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무너졌다”며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자 신뢰 감소가 거래량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