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장영은 기자
2016.04.15 17:29:56
김일성 생일 ''태양절'' 맞아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무수단'' 처음으로 발사
한미 당국 "발사 실패" 밝혀…단거리 지대공 미사일 발사 후 2주만
전문가 "실패든 성공이든 당대회 전까지 추가 도발 가능성 높다"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한동안 잠잠하던 북한이 15일 미사일 발사로 무력 도발을 재개했다. 이번에는 무수단급(사거리 3000~4000㎞)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로 추정된다.
군 당국은 북한이 이날 오전 5시 30분경 동해안 지역에서 미사일 1발 발사를 시도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비행거리, 실패 원인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발사 직후나 탐지 레이더에 잡히기 전 상승 단계에서 미사일이 공중 폭발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것은 지난 1일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지대공미사일 3발을 발사한 이후 14일 만이다.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가 채택된 이후 지난달부터 수차례에 걸쳐 다양한 미사일과 방사포 등을 발사하며 무력 시위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이날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인 만큼 이른바 ‘축포’를 쏘아 올린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중요한 행사나 축하할 만한 일이 있을 때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등으로 대내외에 무력을 과시하곤 했다.
축포 개념의 미사일 발사가 실패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북한이 곧장 추가 도발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번 발사의 성공 여부에 상관없이 다음달 초로 예정된 제7차 당대회 전까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의 무력 시위는 계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제재가 계속되는 동안에 자기들(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은 계속 고도화된다는 걸 보여주면서 내부적으로는 결속을 강화하고 외부적으로는 협상력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봤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오히려 제재를 받고 있는 지금이 핵, 미사일 능력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할 수 있다”면서 “제재도 받을만큼 받고 있고 중국의 눈치도 덜 봐도 되는 만큼 다양한 실험을 통해 핵능력을 고도화시키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최근 핵공격 수단들의 다종화·다양화를 강조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은 계속해서 다양한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달에도 “핵공격 능력의 믿음성을 보다 높이기 위해 빠른 시일 안에 핵탄두 폭발시험과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탄도 로켓 시험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향후 추가 도발은 이번과 같은 무수단급이거나 준대륙간탄도미사일급이 될 공산이 크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은 단계적으로 미사일 전력을 강화해 온 측면이 있다”며 “이번에 실패한 게 사실이라면 무수단급을 한번 더 발사할 수도 있고, 바로 준대륙간탄도 미사일발 발사해 성공을 노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정부가 이번 무수단급 미사일 발사의 구체적인 실패 원인과 분석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는 만큼 현재로선 실패를 단정 짓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무수단 미사일은 사거리가 노동미사일(1300㎞)의 2배 이상으로, 일본 전역 뿐 아니라 괌 미군기지도 사정권 안에 넣는다.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