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작은 도시 ISIS "우리가 이름 먼저 썼다"

by신정은 기자
2015.11.27 14:39:39

(사진=구글지도 캡쳐)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호주 동부 퀸즐랜드주에 위치한 ‘아이시스 셔’(Isis Shire)라는 작은 도시가 지명 때문에 난처해졌다고 27일 데일리메일 호주판이 보도했다.

수니파 무장세력과 이름이 비슷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어서다. 그럼에도, 주민들은 지명을 바꾸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1887년에 만들어진 이도시는 퀸즐랜드주 항구도시 번다버그(Bundaberg)에서 약 50km 떨어진 곳으로, 인구가 6000명 정도밖에 안 되는 작은 농업 도시다. 아이시스 셔는 그동안 자연스럽게 상점 등에서 ‘ISIS’이라는 지역명을 붙여왔다.

그런데 최근에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라크·시리아이슬람국가(ISIS)가 악명을 떨치면서 이 소도시가 같은 이름을 가졌다는 이유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ISIS는 지난해 국가수립을 선언하며 이름을 IS(이슬람국가)로 바꿨다. 그러나 서방국가는 아직도 이들을 국가로 인정할 수 없다며 아직도 ISIS 혹은 ISIL(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 아이슬)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렇다보니 아이시스 셔도 개명의 압력을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지역 럭비 클럽 ‘아이시스 데블스’(Isis Devils)가 작년 지역 최종 결승에 나서게 되면서 지역 럭비협회나 방송은 이름을 바꿔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지역 사회는 그 이름을 먼저 쓴 만큼 개명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완강한 입장이다. 지역민들은 특히 아이시스의 이름아래 이룬 업적을 포기할 수 없다며 세계 대전에서도 이 지역 많은 남성들이 자원 입대한 점을 강조했다.

빌 트레버 전(前) 아이시스 셔 시장은 “다른 무엇(테러범) 때문에 생활방식을 포기할 수 없다”며 “다만 내가 중동에 간다면 내가 아이시스에서 왔다는 말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