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IFC서울’ 팔렸다…브룩필드 자산운용 인수(종합)

by정다슬 기자
2016.11.18 15:51:21

서울시 "AIG, 유예임대료 558억원 납부…매각차익 세금 낼 것"

△IFC서울 건물 전경. [사진 = IFC서울 홈페이지]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서울국제금융센터(IFC서울)가 글로벌 대체투자 운용사인 브룩필드 자산운용에 매각됐다. 여의도를 동북아금융중심지로 조성하겠다며 야심 차게 추진됐지만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다양한 혜택을 받았던 AIG만 1조원에 가까운 시세차익을 올린 셈이 됐다.

18일 부동산금융업계와 서울시에 따르면 AIG사와 캐나다계 글로벌 대체투자운용사인 브룩필드는 IFC서울 매각절차를 완료했다. 매각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부동산업계는 브룩필드가 2조 5500억원의 매각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AIG는 IFC서울에 투입한 자금이 자기자금 3790억 원, 차입금 1조 2750억 원 등 총 1조 6540억 원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약 9000억원의 매각차익을 거둔 셈이다.

IFC서울은 3개의 프라임 오피스 빌딩과 복합쇼핑몰 IFC몰, 5성급 호텔인 콘래드 서울로 이뤄진 초대형 복합개발 프로젝트다. 2006년 서울시가 토지를 임대하고 AIG가 시설에 대한 자금 조달과 개발, 운영하는 형태로 개발이 시작됐다. 보통은 사업시행자가 건물을 올리는 토지를 매입해야 하지만 AIG는 서울시와 토지 임대차 계약을 맺으면서 상당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AIG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토지를 무상으로 임대했고 2011년부터 2017년까지는 법정최저임대료인 공시지가의 1%만 받고, 2018년 이후부터 나머지 금액을 정산하는 형태로 계약을 맺었다. 대신 서울시는 AIG가 건물을 99년 사용하고 난 후 건물을 기부채납받기로 했지만, 통상 건물이 99년 되면 감가상각이 돼 가치가 없어진다.



서울시가 AIG와 손을 잡은 것은 외국계 금융회사인 만큼 다른 외국계 금융기관을 유치하는 데 유리할 것이란 판단 때문이었다. 그러나 실제 도심이나 타 지역에 있던 외국계 금융사의 한국지사 몇 곳만 이전했을 뿐 한국에 없던 외국계 금융기관을 유치한 적은 없다. 게다가 AIG는 보유 기간 10년이 끝나면 처분할 수 있다는 계약조건에 따라 올해 초부터 매각을 추진해왔다. 결국 AIG가 혜택만 받은 채 제대로 된 실적을 내지 않았다는 ‘먹튀’ 논란이 불거졌다.

서울시는 매각 차익 배분 요구도 할 수 없고, 매각 과정에도 관여하지 못했다. 서울시는 토지를 빌려줬을 뿐 IFC서울에 대한 권리는 없기 때문이다.

대신 서울시는 매각 과정에서 AIG가 2011년부터 올해 11월까지 유예 임대료 총 558억원을 선납했다고 밝혔다. 또 매각 시 발생하는 차익에 대한 세금 역시 한국에 납부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글로벌 운용 경험이 풍부한 브룩필드가 소유권을 가져감에 따라 향후 IFC서울을 글로벌 금융 중심지로 조성하는 계획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브룩필드는 총자산 규모 660억달러, 자산운용규모 2500억달러인 글로벌 대체투자 운용사로 현재 전 세계 149개 오피스빌딩과 126개 쇼핑몰 등을 보유하고 있다.

브라이언 킹스턴 브룩필드 프로퍼티 파트너스 CEO는 “우리는 상당히 매력적인 시장가치를 지닌 분야 및 국가의 고품격 자산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왔으며 IFC서울은 이러한 전략에 부합된다”며 “지금까지 쌓아온 대규모 복합 상업단지 운영경험과 글로벌 임차인들과의 관계를 통해 일류 기업 및 브랜드를 IFC서울에 유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