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임금협상 타결…南 명분 北 실리 챙겼다(종합)

by장영은 기자
2015.08.18 14:26:32

17일 관리위·총국간 협의…최저임금인상률·사회보험료 산정 기준 합의
개성공단 내 북측근로자 3월 노임부터 소급 적용…지급은 기업 사정에 따라
최저임금 추가 인상·노동규정 개정 관련 사항은 공동위서 논의키로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반년 가량 남북이 줄다리기를 이어온 개성공단 임금 문제가 전격 타결됐다. 남측 개성공단관리위원회와 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이 개성공단에서 근무하는 북한 근로자의 최저임금을 5% 인상하는데 합의한 것이다.

18일 개성공단기업협회와 통일부 등에 따르면 남측 관리위와 북측 총국은 전날(17일) 개성공단에서 임금 협상을 갖고 올해 3월 이후 개성공단 최저임금을 월 70.35달러에서 73.87달러로 5%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

당초 북측은 지난 2월 말 최저임금 5.18% 인상을 통보해왔으나 남북간 협의 결과 기존 노동규정상 임금 인상률 상한선인 5% 인상으로 가닥을 잡았다.

추가 인상에 대해서는 개성공단 노동규정 개정 사항이기 때문에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에서 추가로 협의하기로 했다.

또 관리위와 총국은 이번 협의에서 우리나라의 고용보험이나 건강보험에 해당하는 사회보험료 산정 기준에 가급금을 포함시키기로 합의했다. 가급금은 근로자의 노동시간·직종·직제·연한(근속연수)에 따라 지급되는 추가 수당이다.

기존에는 기본급을 기준으로 사회보험료를 산정했지만 이제부터는 각종 수당을 포함한 임금 총액을 기준으로 사회보험료를 산정해 북측에 지급하게 되는 것이다.

직종·직제·연한 가급금은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되는 때부터 적용하고, 관리위와 총국은 관련 기준을 빠른 시일안에 마련하기로 했다.

관리위와 총국은 가급금과는 별개로 기업이 근로자들의 노동 참여, 생산기여 정도, 근무 태도 등에 따라 장려금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그동안에도 기업별로 다양한 방식으로 기본급 외에 수당 등을 지급하고 있었다”며 “이번 합의 결과를 바탕으로 기준을 세우고 음지에 있던 것들을 양지로 끌어내 제도화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합의는 남북 양측이 주요 요구사항을 하나씩 주고 받은 결과다. 북측은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의 임금 현실화를 요구해왔고, 우리 정부는 노동규정 개정의 경우 남북 공동위원회를 통해 양측이 합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우리측에서는 기존 규정상에 명시된 5%를 넘지 않는 인상률을 지키고, 개성공단 운영의 합리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북한 입장에서도 직종과 직제에 따른 가급금 기준을 새로 만들고 가급금을 사회보험료 산정에 포함시킴으로써 근로자들이 받는 실제 임금이 약 8% 이상 인상되는 효과를 얻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사회보험료 산정시 가급금 포함안의 경우 노동 규정 개정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는 지난달 열린 남북 공동위에서 우리 정부가 제안한 안을 북측이 이번 관리위 총국 채널을 통해 수용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임금 협상 결과에 따라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최저임금 5% 인상분과 가급금을 지급할 경우 가급금에 대한 사회보험료 추가분 5개월치를 소급해 지불하게 된다. 총국과 협의를 거쳐 분할 납부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관리위와 총국은 기업의 노동력 수요에 맞게 노동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도록 노력하고 개성공업지구 노임체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북측이 주장하는 올해 최저노임 추가인상 문제를 비롯해 노임체계 개편문제, 개성공업지구의 발전적 정상화와 관련한 제반 문제들은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에서 협의·해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