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정민 기자
2014.07.29 17:30:35
양씨 자수로 유씨 사망의혹 해소 실마리
유씨 사망 전 최종 행적 확인은 어려울 듯
검찰 혁기 씨 등 해외도피 인물 신병확보 총력
[이데일리 김정민 기자]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운전기사 양회정(55)씨가 29일 검찰에 자수했다. 양씨는 사망한 유씨가 은신해 있던 순천 송치재 별장 인근에 머무르다 검찰이 지난 5월 25일 별장을 급습하자 전주로 도주한 뒤 그동안 행방이 모연했다. 유씨는 지난 6월 12일 순천 송치재 휴게소에서 2.5㎞가량 떨어진 매실밭에서 부패된 시신으로 발견됐다.
양씨는 유씨가 야산에 시체로 발견되기 전 마지막으로 접촉한 인물이어서 유씨의 사망 전 행적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유씨 사망에 얽힌 의혹들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검찰은 기대되고 있다. 다만 양씨의 도주 시점이 유씨가 별장을 떠나기 전인 것으로 알려져 양씨의 증언만으론 모든 의혹을 해소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검찰은 양씨를 상대로 유씨의 순천까지 도주 경로와 순천 별장에 은신할 당시의 행적을 추궁 중이다. 아울러 별장 비밀방 속에서 발견된 돈가방 속 현금의 출처도 캐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핵심 인물인 유씨가 사망하면서 수사의 본류인 유씨 일가 비리 수사는 암초에 부딪친 상태다. 장남 대균(44)씨가 검거되기는 했지만 대균씨가 오랜 기간 예술가로 활동하면서 경영에는 깊이 개입하지 않은 만큼 수사 진척에는 어려움이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검찰은 유씨의 실질적 후계자로 알려진 차남 혁기(42)씨와 프랑스에서 국내 송환을 위한 재판을 받고 있는 장녀 섬나(48)씨 등 핵심 인물의 신병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대균씨의 경우 횡령·배임 혐의 액수가 99억원에 불과하다. 반면 혁기씨는 559억원, 섬나씨는 492억원에 달한다. 세월호 사고 당시 미국에 체류 중이던 혁기씨는 현재 인터폴 공조 수사에도 불구, 소재가 전혀 파악되지 않고 있다. 미국을 벗어나 이미 제3국으로 도피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유씨의 재산을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진 김혜경(52·여) 한국제약 대표와 최측근 김필배(76) 문진미디어 전 대표 등도 해외로 도피한 것 아니냐는 관측만 나올 뿐 여전히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이 때문에 유씨 일가 비리 수사가 지지부진해지고 세월호 사고 피해자 보상을 위한 재산 환수에도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검경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