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연합뉴스 기자
2014.01.08 18:36:48
고려청자 진사화병 등 국보급 4점 빼돌려 골동품상에 넘겨
(서울=연합뉴스) 서울 용산경찰서는 땅·건물과 골동품을 교환해주겠다며 국보급 유물을 빼돌린 혐의(사기 등)로 박모(67)씨와 박씨의 범행을 도운 골동품 상인 민모(51)씨를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또 박씨가 빼돌린 유물이 장물인 줄 알고도 이를 담보로 받아 수천만 원을 대출해준 골동품 업자 김모(49)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박씨는 지난해 7∼8월에 서울 인사동 골동품 상인들에게 자신이 수백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소유한 자산가인 것처럼 속이고 접근해 “땅과 골동품을 바꾸자”며 고려청자 전시화병 등 시가 30억원 상당의 골동품 4점을 빼돌린 혐의롤 받고 있다.
박씨는 1년여 전부터 실제 강남의 부동산 재벌인 송모씨의 주민등록증을 위조한 뒤 송씨 행세를 하며 상인들을 속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위조한 주민등록증과 송씨 명의의 부동산 등기증명서를 상인들에게 함께 보여주며 등기에 나와있는 부동산과 골동품과 바꾸자고 제안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이 같은 방법으로 상인을 속여 조선백자 달항아리 1점을 받아냈으며 나머지 3점은 사전 감정을 핑계로 보관 장소를 미리 파악한 뒤 상인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직접 훔친 것으로 확인됐다.
박씨는 빼돌린 도자기들을 김모씨 등 골동품 상인 4명에게 각각 담보로 맡기고 3억 1천만원을 대출받아 이 중 일부를 유흥비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박씨가 빼돌린 유물 4점 중 3점은 회수해 국립고궁박물관에 보관을 의뢰했으며 가장 고가인 고려시대 진사화병은 소재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 범행이나 공범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