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오희나 기자
2025.03.18 11:20:50
어린이라면이 10위권 진입, 한달만에 18만개 팔려
'티니핑' 앞세워 '골드키즈족' 겨냥 전략 먹혀
"SNS 타고 입소문"…짜장·스파게티라면 출시 '흥행' 잇는다
"캐릭터 라면 출시 '분주'…어린이라면 시장 확대될 것"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편의점 CU가 지난달 20일 출시한 티니핑 라면이 출시 한달만에 18만개를 판매하는 등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어린이 라면으로는 처음으로 라면 판매 순위 10위권에 올라서면서 ‘티니핑’을 내세워 골드키즈를 겨냥한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18일 편의점 CU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출시한 티니핑 라면(사발면)은 16일 기준 18만여개가 팔렸다. 이는 편의점에서 가장 팔리는 라면 중 하나인 ‘짜파게티’ 사발면 수준이다. 새로 출시된 라면이 더구나 어린이 라면이 한달만에 10위권에 진입한 것은 처음이다.
티니핑라면은 1개에 2300원이다. 편의점에서 가장 잘 팔린다는 육개장 사발면이 1개에 1000원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고가인 셈이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엄마들의 지갑이 열리면서 ‘골드키즈’를 겨냥한 전략이 먹혀들었다는 평가다.
지난 2020년 선보인 ‘캐치! 티니핑’은 엄마들 사이에서 ‘파산핑’, ‘등골핑’으로 불리는 TV 애니메이션이다. 현재 시즌5까지 방영됐다. 지난해에는 극장용 애니메이션 ‘사랑의 하츄핑’이 123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애니메이션 흥행순위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음료, 젤리, 과자 등 티니핑 캐릭터가 새겨지면 대부분 히트 상품에 오를 만큼 어린이들에겐 절대적인 캐릭터여서 ‘제2의 뽀통령’이라 불리기도 한다.
이에 CU는 지난달 ‘캐치! 티니핑’과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어린이 전용 라면을 출시했다. 라면과 함께 티니핑 대표 피규어 9종을 랜덤으로 담은 ‘서프라이즈 푸드 박스’도 단독으로 선보였다. 가장 먼저 선보인 제품은 시즌5의 로열티니핑인 하츄핑·빤짝핑 라면이다. 어린이 라면인 만큼 맵기를 조절한 하츄핑 얼큰소고기맛과 빤짝핑 멸치칼국수맛 라면 2종으로 구성했다. 각 캐릭터의 색상에 맞춰 치자와 레드비트를 넣어 만든 건면을 사용했으며 하츄핑 얼굴 모양의 어묵을 넣어 귀여움을 더했다. 여기에 티니핑씰 50종을 랜덤으로 동봉했다.
결과는 초반부터 흥행 성공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서프라이즈박스 언박싱 영상, 조리법 영상, 티부씰 모으기 영상 등이 인기를 끌면서 판매량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 CU는 향후 짜장라면과 스파게티라면을 선보여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티니핑라면의 성공으로 어린이 라면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저출산 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골드 키즈족’의 영향으로 영유아식 시장 규모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영유아식 소매시장 규모는 2020년 5509억원에서 최근 3년간 연평균 13.9%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5년에는 614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건강식·자연식 트렌드가 유행하면서 프리미엄 라면이 주목받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기름에 튀기지 않고 건조한 건면과 같이 건강식의 특성을 결합시킨 라면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아이들에게 먹였던 어른 라면에 비해 티니핑라면이 상대적으로 나트륨도 적고 순한맛이어서 엄마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 “아이들은 티부씰을 모으고 라면은 엄마가 먹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아이와 성인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