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성장' 새 경영 화두 던진 한종희 삼성 부회장

by김정남 기자
2024.09.19 15:20:19

AI 기회로 4대 미래 사업 거론한 한종희
"이제는 미래 성장 위해 과감히 변화해야"
AI 등에 업고 세트사업 차별화 나선 삼성

[이데일리 김정남 김응열 기자] “우리의 다음 타깃은 ‘강한 성장’(bold growth) 입니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이 ‘원 삼성’(One Samsung)에 이은 새로운 경영 화두를 던졌다. TV, 가전, 스마트폰 등의 벽을 허물고 고객 입장에서 제품·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철학에 이어 4대 신수종 사업을 직접 거론하며 미래 먹거리에 힘을 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4대 사업은 인공지능(AI)과 밀접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7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4’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 부회장은 DX부문 출범 3주년을 앞두고 지난달 말 경기 수원 본사에서 열린 DX 커넥트 행사에 나와 “그동안 원 삼성의 기틀을 다지고 사업간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이제는 미래 성장을 위해 과감히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그러면서 내건 화두가 강한 성장이다.



원 삼성은 다양한 세트(완제품) 사업을 하는 삼성전자 내부의 칸막이를 없애고 시너지를 내 고객 입장에서 제품·서비스를 고민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취임 3주년을 앞둔 한 부회장이 이번에 내건 지향점은 △메드테크(의료기기와 기술 결합) △친환경 공조 솔루션 △로봇 △전장 등 4대 미래 사업이다. 한 부회장은 “차세대 신성장 사업을 집중 육성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는 곧 세트 사업을 하는 DX부문에서 이재용 회장이 줄곧 강조하고 있는 ‘세상에 없는 기술’을 현실화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의료 분야에 AI를 접목하는 메드테크가 대표적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초음파 진단 리포팅 및 AI 진단 보조 기능을 개발한 프랑스 스타트업 ‘소니오’(Sonio)의 지분을 100% 인수했다. 생활가전 사업 역시 AI를 활용한 건강관리 솔루션이 무궁무진하다고 삼성 내부에서는 판단하고 있다.

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TV, 가전, 스마트폰을 기존 방식대로 만들면 중국 등에 밀리는 건 시간문제”라며 “삼성은 AI를 기회로 세트 사업 차별화에 나서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