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마감]1240원대 눈 앞에 뒀다…사흘째 10원대 상승
by이윤화 기자
2022.03.08 16:23:41
달러인덱스 99선 오르며 달러화 강세 흐름
환율, 1238원까지 상승해 1년10개월래 최고
우크라이나·러시아 3차회담 빈손, 갈등 지속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원·달러 환율이 전날에 이어 10원 가량 상승폭을 이어가면서 사흘째 상승 마감했다. 환율 레벨은 하루에 10원 단위로 높아지면서 지난 3일 1200원대 초반 수준에서 1210원대, 1220원대를 지나 1230원대로 급등했다. 환율이 1230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후 1년 9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3차 협상도 빈손으로 끝난 가운데 간신히 양국이 약속한 민간인 대피 통로를 두고도 러시아가 폭탄을 설치했다는 등의 이야기가 나왔고, 미국이 단독으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를 검토하는 방안이 나오면서 국제유가 등 에너지 가격 폭등에 원화 가치 급락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8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1227.10원) 대비 9.90원 오른 1237.00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장 대비 4.90원 오른 1232.00원에 시작해 오전 중 일부 차익 실현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장중 1230.60원까지 상승폭을 일부 낮췄으나, 오후 들어 다시 달러 매수(롱) 심리가 강해지자 상승 폭을 키우면서 1238.70원까지 올랐다. 장중 고가, 종가 기준으로는 2020년 5월 29일(1240.40원, 1238.50원) 이후 1년 10개월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오전 중에는 외국인이 역외에서 차익실현을 위한 매도 흐름이 관찰됐는데, 오후 들어서는 더 크게 매수로 변화하면서 환율 상승 흐름이 커졌다”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국제 유가 뿐만 아니라 니켈 가격도 폭등해 블룸버그 등 외신에서 중국건설은행(CCB)의 마진콜 위험까지 이야기 하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더 커졌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상황도 악화일로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3차 정전 회담도 빈손으로 끝난 가운데, 이들이 2차 협상에서 합의한 민간인 대피 통로를 두고도 갈등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민간인 대피 통로가 자국에 만들어질 것을 요구했지만, 러시아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방향을 향할 것을 요구하며 갈등을 지속했다. 회담 이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인도주의 통로로 채택된 민간인 대피로에 지뢰를 설치했다고 주장하는 등 협상의 여지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달러화도 초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현지시간 기준 이날 오전 2시께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2포인트 오른 99.31을 기록하며 99선을 유지했다.
현지시간으로 8일 미 하원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 제재를 검토해 발표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미국의 독자적 제재라도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강해 달러화를 더 밀어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국내증시는 사흘 연속 내리며 1% 안팎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5000억원 팔았고, 코스닥 시장에서도 750억원 가량 팔면서 지수를 각각 1.09%, 1.29% 가량 끌어 내리는데 일조했다.
한편,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에서 거래된 규모는 112억5300만달러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