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푸틴 회담 임박?…북중러 밀월 재가동

by원다연 기자
2018.04.06 15:40:01

北리용호 외무상 10일 러시아 외무장관 회담
"김정은, 방러 초청받아" 북러 정상회담 논의 관심
6자회담 재개론 ''솔솔''..북중러-한미일 구도 부각

지난 3일 중국 베이징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만났다. 리 외무상은 9일 러시아를 방문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회담을 갖는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데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만남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중러가 밀월 관계를 강화하며 6자회담 띄우기에 나서면서 북한 비핵화를 둘러싼 논의에서 북중러-한미일 구도가 다시 부각되는 모양새다.

북한이 북중 정상회담을 통해 밀월관계를 복원하고 나선데 이어 러시아와도 관계 다지기에 나선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오는 9일 러시아를 방문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회담을 갖는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 4일(현지시간) 이같은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회담에서 “한반도 사태 해결에 중점을 둔 국제문제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리 외무상과 라브로프 외무장관간 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방러를 통한 북러 정상간 회담 여부가 논의될지 관심이 쏠린다. 댄 코츠 미국 국가정보국 국장은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해 달라는 초청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러시아에서 어떤 문제를 논의하려 할지를 파악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 대비해 시 주석과 정상회담에 나선 직후부터 북러 간 정상회담도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이어져왔다. 북한으로서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협상력을 강화하고 회담 실패를 대비해 전통적인 동맹관계를 강화해 놓을 필요가 있어서다.



북중러 간 3각 대화도 활발해지는 모양새다. 리 외무상은 지난 3일 중국을 방문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면담하고 북중 정상회담에 대한 지지를 표했다. 왕이 부장은 리 외무상과의 만남 이후 지난 5일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러시아를 방문해 라바로프 외무장관과 북핵 문제를 논의했다. 중러 외무장관간 회담에서 왕 부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북중 정상회담을 통해 밝힌 바와 같은 비핵화 협상이 단계적이고 동시적인 접근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러 간 이같은 의견교환 직후에 리 외무상이 러시아를 방문하게 도는 만큼 북중러 간 교차 의견교환도 활발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이같은 북중러 간 의견교환에서 이들이 당사국으로 참여하고 있는 6자회담 재개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5일 김정은 위원장이 방중당시 시진핑 주석에게 6자회담 복귀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08년을 끝으로 열리지 않고 있는 6자회담이 북한의 비핵화 해결방안으로 다시 떠오른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한반도 문제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6자회담의 재개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왔고 북한으로선 미국에 대한 협상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복귀 의사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우리 정부는 북핵해결에 있어 6자회담의 유용성을 인정하면서도 ‘남북미’ 대화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6자회담을 한다면 남북, 북미, 남북미 대화까지 해보고 나서 판단을 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