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軍, 키르쿠크 유전 탈환 개시…쿠르드軍과 충돌

by방성훈 기자
2017.10.16 14: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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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이라크군이 쿠르드 자치정부(KRG)군과 북동부 키르쿠크 유전을 놓고 충돌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 등은 15일(현지시간) 현지 국영TV를 인용, 하이델 알 아바디 이라크 총리가 이날 저녁 이라크 정부군에게 시아파 민병대인 민중동원군과 힘을 합쳐 키르쿠크 유전과 공항을 탈환토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라크군 연합은 키르쿠크 남부 소도시 타자에서 진격을 시작했으며, 이후 키르쿠크 남쪽 지역에서 쿠르드군과 서로 포격을 가하며 전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이라크 정부군 차량 4대가 주행 도중 폭발했다. 폭발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각종 전투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현재까지 최소 7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국영TV는 정부군이 키르쿠그 북부 주요 유전지대 대부분을 장악했다고 보도했으나, 쿠르드 자치정부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키르쿠크 유전은 이라크에서 가장 오래된 유전 중 한 곳이다. 지난 2014년 이슬람국가(IS)이 키르쿠크 지역에 맹공을 퍼붓자 이라크 정부군이 철수했고, 이후 쿠르드족 민병대 페시메르가가 이 곳을 장악했다. 이후 이라크 중앙정부는 지속적으로 철수를 요구했으나 페슈메르가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이번 충돌은 전날 이라크 정부와 쿠르드 자치정부 간 협상이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난 직후 일어났다. 쿠르드 자치정부는 지난 달 25일 분리·독립 투표를 강행했다. 투표율 90%에 92%가 독립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라크 정부는 독립 투표 무효화를 요구하며 전날 쿠르드 측과 협상을 벌였지만 결렬됐다.

한편 이라크의 전투 소식이 전해진 뒤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이라크의 원유 생산량(일평균 447만배럴)이 석유수출국기구(OECD) 전체 생산량의 약 14%를 차지하고 있어서다.

이날 런던 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거래일대비 73센트 오른 배럴당 57.90달러까지 치솟았다. 싱가포르 시장에서도 오전 11시31분(현지시간) 기준 1.6% 오른 배럴당 57.8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국제 유가가 크게 출렁거리고 있다. 뉴욕시장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유 11월 인도분도 1.1% 상승한 51.99달러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