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일본 구세주 나설까..엔고 저지 비책 `주목`

by김혜미 기자
2011.03.17 17:24:44

G7, 18일 오전 7시 화상회의 예정
엔화 강세 주요 이슈될 듯..공동대응 여부 관심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주요 7개국(G7)이 일본 경제와 금융시장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을까.

지난 11일(현지시간) 일본 동북부 해안 지방을 강타한 대지진 여파가 생각보다 심각한 국면으로 치닫자 G7 국가들이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G7은 일본 현지시각 18일 오전 7시 화상회의를 열어 일본 경제를 재건하기 위한 대응을 논의하기로 했다. 엔화 강세를 저지하기 위해 공동 대응책을 마련할 지, 그렇다면 어떤 방식을 취하게 될 지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진 피해 당사국인 일본은 이번 회의에서 현재까지의 피해 상황과 금융시장 움직임, 정부 대응 방안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 16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이 76엔까지 떨어지는 등 엔화가 초강세를 나타내고 있어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일본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있다.

일본 수출업체들은 달러-엔 환율이 86.30엔 정도에 거래되는 한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7일 달러-엔 환율은 장중 79엔 정도에 거래됐다.

이에 따라 G7은 엔화 강세를 저지하기 위한 공동 대응책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회의가 끝난 뒤 환율 안정에 대한 G7의 공동 성명문 정도만 나오더라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본은 G7 차원의 공조까지는 필요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요사노 가오루 경제재정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G7이 공동 개입할 정도로 금융시장이 공황 상태는 아니다"라면서 "G7의 심정적인 지원을 원한다"고 말했다. 노다 요시히코 재무상도 엔화 급등은 투기세력에 의한 것이라며 정부가 이를 감시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들이 잇따라 우려를 일축하는 발언을 내놓고 있지만 G7 내 다른 국가들의 불안감은 상당히 높다. 머니컨트롤에 따르면 익명의 한 중앙은행 관계자는 대지진에 따른 더 광범위한 영향에 대해 "극도로 불안하다"고 언급했다.

▲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출처 : 에코89)
이에 따라 G7은 불안감을 억제하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검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은 G7이 일본 채권을 사들이는 방법과 금융시장을 통해 대응하는 방법 등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은행(BOJ)은 지난 14일 이후 엔화 강세를 저지하기 위해 총 34조엔 규모의 단기자금을 공급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G7이 엔 환율 변동성이 너무 크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다면 공동 대응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G7은 유로화 도입 2년째인 2000년 9월 유로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공동 대응한 이후 지금까지 공동 시장 개입에 나선 적이 없다.

우에노 야쓰나리 미즈호증권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 경우 일본과 미국, 유럽은 달러와 유로 기준으로 엔을 매도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 주 열릴 주요 20개국(G20) 회의로 공이 넘어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국제 사회가 일본에 어떤 공조를 취하게 될 지를 말하기는 너무 이르다면서도 중국에서 예정된 G20 회의 역시 일본 문제를 논의할 기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