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경은 기자
2015.11.04 16:29:14
박회장 6일 자금조달계획서 제출..10영업일내 승인 결론
재계 백기사 SI로 참여..인수금융은 NH증권 단독주선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그룹 재건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7228억원에 이르는 금호산업 인수자금 마련을 위한 구체적인 자금조달 계획을 마련했다. 자금 납입까지 무난하게 성사되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으로 해체된 그룹의 기업주가 채권단 보유 지분에 대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해 그룹을 다시 일으킨 첫 번째 사례로 남게 된다.
4일 투자은행(IB)업계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박삼구 회장측은 오는 6일 금호산업 인수 자금 7228억원에 대한 조달계획서를 산업은행에 제출한다. 이후 산은은 인수 구조 및 투자자들의 계약 조건 등을 검토한 뒤 10영업일내에 승인 여부를 결론 내린다. 특히 산은은 어떤 전략적투자자(SI)들이 참여하는지, 투자금액과 지분율은 얼마인지, 주요 계약 조건은 무엇인지 등을 면밀히 들여다본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인수측 재무 자문을 맡고있는 NH투자증권은 딜 성사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우선 전략적투자자 명단에는 최근 금호타이어 및 금호산업 지분 매입에 나서며 백기사를 자청한 LG, SK 등이 거론된다. 앞서 박 회장은 장남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 등과 함께 보유한 금호산업(9.9%), 금호타이어(7.99%) 지분을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및 장외거래로 매각해 1500여억원을 마련했다. 이번 블록딜에서 미매각된 지분은 장외거래에서 LG, SK, 코오롱, 효성, 동부화재 현대해상 등이 인수했다. 이들 백기사로 나선 기업들 가운데 일부는 주식 매입 뿐만 아니라 금호산업 인수를 위해 2700억원 규모 전략적 투자자로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이 혈맥, 인맥 뿐 아니라 금호그룹과의 전략적 사업 파트너 등 전방위로 전략적 투자자를 동원해 주식 인수자금을 모집했다면 NH투자증권은 인수금융(Loan) 주선을 책임진다는 계획이다. NH투자증권은 금호산업 인수와 관련해 3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단독 주선할 계획이다. 아직 인수금융 주선과 관련한 투자확약서(LOC)를 발급하기 이전 단계이긴 하지만 제2금융권 몇 곳과 NH투자증권이 대주단을 구성해 신디케이션론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을 산은측에 제시했다. 다만 시중은행 대부분은 현재 금호산업 채권단인데다 건설업에 대한 보수적 시각 등으로 인해 이번 금호산업 인수금융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NH투자증권 고위 관계자는 “현재 인수금융과 관련해 아직 우리쪽에서 먼저 제안서를 돌리지는 않았지만 일부 증권사 및 저축은행 등 몇몇 제2금융권에서 제안서를 먼저 보내온 곳들이 있다”며 “클라이언트에게 최대한 유리한 구조를 짜기 위해 구상하고 있는 단계”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박 회장은 금호산업 지분 50%+1주를 인수하기 위해 새 지주회사인 금호기업을 설립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회사는 현재 금호산업이지만 금호기업이 향후 금호산업 지분을 사들이면 그룹 지주회사 역할을 대신하게 될 전망이다. 금호기업의 사내이사는 박삼구 회장과 장남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 서재환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본부 사장으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