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일본 간 까닭은?

by문승관 기자
2015.08.26 17:36:31

인터넷전문銀 현지조사 겸 SBI홀딩스 주요 투자자 유치 나서
인터파크·다음카카오 등 후보군 그랜드 컨소시엄 구성 경쟁 가속화

[이데일리 문승관 최정희 기자]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임원진을 이끌고 일본 출장길에 올랐다.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준비가 막바지에 이르자 투자자유치와 더불어 시장조사에 직접 나선 것이다. 이달 초 교보생명 임원진들이 미국과 일본, 유럽을 돌며 현지시장 조사와 투자자 유치를 타진한 후 신 회장이 나섰다는 점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컨소시엄 구성에 일본기업의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다음 달 인가신청을 앞두고 인터파크가 SK텔레콤, IBK기업은행, NH투자증권과 손을 잡고 그랜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시범사업자로 선정되기 위해 후보군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26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창재 회장은 이달 29일까지 일본 SBI홀딩스 계열의 인터넷은행인 ‘SBI 넷뱅크’를 방문한다.

이번 방문에서 SBI홀딩스와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 투자 유치를 위한 논의도 함께 이뤄질 전망이다. SBI넷뱅크는 자산규모 3조3000억엔으로 일본 8개 인터넷은행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계열사로 증권,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을 거느리고 있다. 교보생명도 증권과 자산운용 등을 보유하고 있어 신 회장이 직접 벤치마킹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교보생명이 추진하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주요 전략적 투자자는 SBI홀딩스가 될 전망”이라며 “상당한 자금지원과 전략적 관계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SBI홀딩스는 과거 교보생명 지분 4.5%를 보유했을 정도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투자자로 참여할지 시장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SBI홀딩스도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은 KT, 우리은행 등과 컨소시엄 구성을 타진 중이어서 SBI홀딩스까지 주요 투자자로 참여하면 시범사업자 선정에 승산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인터넷 전문은행의 유력 후보였던 미래에셋그룹의 불참 선언으로 교보생명 내에서도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가 커진 듯하다”며 “올해 초만 해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뜻이 없다 했던 신 회장이 직접 나서는 것도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고 언급했다.

한편, 금융위원회가 다음 달 말 인터넷 전문은행 인가 신청을 받아 연내 1~2곳에 예비인가를 내 줄 예정인 가운데 인터파크가 SK텔레콤, IBK기업은행, NH투자증권, GS홈쇼핑, NHN엔터테인먼트, 옐로금융그룹, 웰컴저축은행 등 다양한 산업군의 대표기업들을 중심으로 그랜드 컨소시엄을 구성해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다음카카오는 한국투자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이 합류한 ‘카카오뱅크’(가칭)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국민은행과 손을 잡은 다음카카오는 국민은행의 네트워크, 증권사의 투자 및 자산운용능력, 모바일 플랫폼 기업의 IT 전문성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모바일뱅크 모델을 공동 설계할 예정이다.

인터파크 컨소시엄은 중급 신용자를 위한 ‘맞춤형 개인금융’을 제공하는 인터넷 전문은행을 구상 중이다. 우선 상대적으로 진출이 쉬운 지급결제 시장에서 사업 구조를 만들고 개인금융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