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냉각에도 가계대출 늘었다…올들어 최대폭 증가

by김정현 기자
2019.05.13 12:00:48

4월 은행 가계대출 4조5000억원 증가
올해 들어 최대폭 증가..분양·입주 증가 영향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가계대출이 한 달 새 4조원 넘게 늘었다. 올해 들어 최대폭 증가한 것이라 주목된다. 부동산 경기가 둔화되면서 신규 주택매매가 주춤하고는 있지만, 이미 주택을 구입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대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13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말 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전월 대비 4조5000억원 증가한 838조6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5조4000억원) 이후 4개월 만에 최대 폭 증가한 수치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 폭이 확대됐다. 지난달 말 주담대 잔액은 전월 대비 3조6000억원 늘어난 619조5000억원이었다. 증가 폭은 지난해 12월(+4조9000억원) 이후 가장 컸다.

신규 주택매매는 여전히 둔화세가 이어졌지만, 수도권 분양·입주 관련 집단대출 규모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주담대 증가규모 3조6000억원 중 집단대출만 2조원 정도를 넘을 수 있다는 것이 금융권의 예측이다.

서울시 부동산 정보광장 등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000호로 전년 동월(6000호)보다 축소됐다.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째 2000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4월 수도권 아파트 분양물량은 1만4000호로 전월(8000호) 대비 확대됐다.



한은 관계자는 “신규 주택매매는 둔화됐지만 과거 거래했던 주택으로의 입주와 분양이 맞물리면서 집단대출 수요가 있었다”며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많이 증가했다

은행 가계대출 중 기타대출(신용대출) 증가세도 확대됐다. 지난달 기타대출은 9000억원 늘어나며 지난해 11월(+1조9000억원) 이후 최대 폭 증가했다. 다만 전년 동월(+2조7000억원)보다는 증가세가 둔화됐다.

한은 관계자는 “기타대출 증가세 9000억원은 크게 의미를 부여하기 힘든 수준”이라며 “통상 설 상여금 효과가 희미해지는 4월부터 기타대출이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달 기업대출은 6조6000억원 늘어나며 올해 1월(+7조6000억원)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 뛰었다. 중소기업대출은 은행의 대출취급 노력이 지속되고 부가세 납부 수요가 있어 증가폭이 확대됐다. 대기업 대출 증가세는 분기말 일시상환분을 재취급한 영향으로 전월 2조3000억원 감소에서 지난달 1조6000억원 증가로 증가 전환했다.

기업대출 중 개인사업자 대출은 2조4000억원 늘며 전월(+2조3000억원) 대비 증가세가 확대됐다. 한은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대출이 꾸준하게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은행들이 대출을 가계대출보다는 기업대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원인으로 지적된다”고 말했다.

자료=한국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