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증환자 상급종합병원서 진료받으면 병원비 100% 부담

by이지현 기자
2024.08.30 16:49:30

의개특위 의료개혁 1차 실행방안 발표
전문의뢰제 도입…위중 시 패스트트랙
비대면진료 제도화…동네병원 보는 질환 확대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앞으로 경증환자가 2차병원의 진료의뢰서 없이 상급종합병원을 찾으면 외래진료비를 100% 부담해야 한다. 현재는 병원비의 40%는 건강보험에서 부담해 환자는 60%만 부담했다. 이를 통해 경증 환자의 상급종합병원 진료를 줄여나가려는 것이다.

의료개혁특별위원회는 30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의료개혁 1차 실행방안’을 공개했다.

먼저 의료기관 진입 단계부터 의학적 판단에 따른 가장 적합한 의료기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전문의뢰체계’를 확립한다. 지금까지는 환자가 형식적 의뢰서를 기반으로 의료기관을 찾아다니게 되어, 환자도 불편하고 수도권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현상이 가속화되는 원인이었다.

앞으로는 ‘전문의뢰제’를 도입해 의사가 환자와의 소통을 기반으로 지역 내의 적정한 의료기관으로 직접 진료예약을 하고, 이 경우 최우선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신속 의뢰체계(패스트트랙)를 확립한다. 이러한 전문의뢰제도를 의료 소비자와 공급자가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수가 보상과 이용 인센티브를 강화해 나간다.

환자의 비용부담 구조도 재설계한다. 권역과 지역 응급의료센터는 중증응급 환자 중심으로 이용해 적절한 시간 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경증과 비응급 환자가 이용할 경우 비용부담을 높인다. 먼저 외래 진료비의 본인부담을 상향(50~60→ 90%)하고, 이용 개선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추가 개선방안도 검토해 나갈 예정이다.



경증환자는 상급종합병원 보다 지역 병의원을 이용하도록 추진한다. 2차급 병원 의뢰서가 없거나 산정특례 진단 등 예외적인 사유가 아닌 경우에는 외래진료비를 현행 60%에서 전액 본인 부담토록 상향한다. 먼저 재난상황에서 도입 후 이용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확대를 검토해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 등과 연계해 진료협력병원 내에서, 2차급 병원의 전문적인 상급종합병원 의뢰에 대해서는 비용 부담을 경감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한다.

환자가 미리 갈 병원을 정하고 의사에게 의뢰서 작성을 요청해 이를 거부하거나, 해당 의료기관에서 치료할 중증도의 환자가 아니어서 다른 병원으로 전원을 시키는 경우는 진료 거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도 명확히 한다.

경증환자가 꼭 큰 병원 가지않아도 되도록 의료 접근성 제고한다. 만성·경증질환자의 의료이용 편의 증진과 지속적인 건강관리 등을 위해 현재 시범사업으로 추진중인 비대면진료를 제도화한다. 동네병의원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대표적 외래 경증질환을 현행 105개에서 추가 확대한다. 이 경우, 해당 경증질환으로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하면 진료비 전액을 부담해야 하지만, 의원을 이용하면 30%만 부담하면 된다.

의료 소비자가 보다 정확한 정보를 인지하고 의료이용을 하거나 의사와 소통할 수 있도록 의료정보 플랫폼을 구축한다. 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정부와 공공기관이 보유한 정보를 활용해, 소비자와 환자가 쉽게 알 수 있는 의료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 세부적인 정보공개 항목은 소비자, 환자단체의 의견을 수렴하고 정보 활용 근거 등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여 내년 중 구축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정경실 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은 “얼마나 위중한 상황이고 긴급한 상황인지에 대한 판단은 환자의 기저질환 이런 것들을 전체적으로 감안해서 의사가 가장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며 “그래서 이번에 전문적인 의뢰체계 등을 정착을 시키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차급 의뢰기관에서 환자의 중증도를 판단해서 빨리 진료를 큰 병원에서 받아봐야 되겠다라고 해서 전문적인 의뢰를 한 경우엔 환자 본인이 직접 의뢰서를 가지고 대형병원을 찾아가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패스트트랙으로 큰 병원을 이용하실 수 있게 그런 제도를 정착을 시키고자 한다”며 “중증도가 높은 환자들이 대형병원 이용이 막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빨리 진료받을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