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게임업계 연봉킹은 김택진…72억원으로 42%↓
by김가은 기자
2024.03.22 16:15:25
김택진, 작년 상여 50% 이상 줄어…실적에 연동
2위 크래프톤 김창한, 3위 데브시스터즈 김종흔
작년 1위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6번째로 밀려
게임업계, 실적 부진에 경영진 보수 삭감 추세
[이데일리 김가은 기자] 김택진 엔씨소프트(036570) 대표가 지난해 국내 게임업계 대표들 중 가장 많은 급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내 게임사들이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김택진 대표는 지난해 72억4600만원을 보수로 수령했다. 지난 2022년 123억원 대비 41.7% 줄어든 것으로, 상여금이 대폭 감소한 영향이 컸다. 지난해 상여금은 46억6500만원으로 전년도의 100억3100만원 대비 53.49% 감소했다.
이는 오랜 시간 ‘효자’ 노릇을 해왔던 ‘리니지’ 시리즈의 거듭된 매출 감소와 야심작 ‘쓰론앤리버티(TL)’ 흥행 실패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엔씨소프트의 영업이익률은 24년 만에 한 자릿수 대로 떨어졌다.
2위는 ‘배틀그라운드의 아버지’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가 차지했다. 김창한 대표는 지난해 보수로 35억4100만원을 받았다. 급여로 7억2700만원, 상여로 27억9500만원을 수령했다. 기타 근로소득은 1800만원이다. 이와 함께 김창한 대표는 회사의 ‘책임경영’ 정책 일환으로 성과에 기반한 양도 제한 조건부주식(RSU)도 받았다. RSU는 기업이 자사 주식을 매입해 지급하는 것으로, 주주 가치를 훼손시키지 않는 점이 특징이다.
다만 크래프톤 내에서 최고는 아니다. 크래프톤을 떠나는 남영선 챌린저스실 본부장이 퇴직금과 퇴직연금을 포함해 총 39억원을 수령하며 김창한 대표보다 더 많은 보수를 받았다.
세 번째는 급여 6억6700만원, 주식매수선택권행사이익 16억6300만원 등 총 23억3000만원을 받은 김종흔 데브시스터즈(194480) 공동대표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293490) 대표는 지난해 총 20억5000만원을 받으며 그 뒤를 이었다. 급여 9억원, 상여 11억100만원 등으로 2022년 대비 9.86% 증가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전략 과제 달성도(대형 신작 라인업 성과 및 ESG 경영 실행) 등에 대한 기여도를 고려해 성과급을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는 총 9억348만원을 받은 박용현 넥슨게임즈(225570) 대표가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박용현 대표는 급여 4억원, 상여 5억원 등을 수령했다. 넥슨게임즈는 “내부 인센티브 지급 기준에 따라 전년도 목표 매출 달성도 등으로 구성된 정량형 지표와 전사조직의 통합 운영 및 관리, 리더십을 통한 조직 관리역량 강화, 업무 프로세스 개선 등 과제형 지표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2년 약 173억원에 달하는 보수를 수령해 업계 ‘연봉킹’에 올랐던 장현국 전 위메이드(112040) 대표는 지난해 10억300만원을 받았다. 상여가 없었던 것은 물론,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도 행사하지 않았다. 장현국 전 대표는 최근 박관호 위메이드 이사회 의장에게 대표직을 넘기고 부회장으로 역할을 바꿨다. 박관호 대표의 지난해 보수는 16억원이다.
경영진들의 보수를 줄이는 것은 국내 게임사들이 공통적으로 보이고 있는 현상이다. 지난해 사업 불확실성이 심화돼 침체기를 겪으며 비용 통제 기조를 보이고 있어서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거시환경 악화와 정부 규제, 흥행 신작 부재 등 영향으로 힘든 시기를 보낸 게임사들이 경영진 보수를 포함해 각종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며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의 ‘게임산업 5개년 종합 진흥계획’이 발표될 예정이고, 여러 게임사들이 장르와 플랫폼을 다변화한 신작을 내놓는 만큼 향후 성과에 따라 분위기가 바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