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사로 속여 결혼 빙자..`로맨스 스캠` 사기단 적발

by조유송 기자
2017.12.18 14:15:27

[사진=경찰청 제공]
[이데일리 e뉴스 조유송 인턴기자] 미국인 정형외과 의사를 사칭하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접근한 한국인에게 국제결혼을 빙자해 돈을 뜯어낸 속칭 ‘로맨스 스캠(Romance Scam)’ 외국인 일당이 적발됐다.

로맨스 스캠이란 로맨스(Romance)에 스캠(Scam)을 합성한 단어로 로맨스를 빙자한 사기행위를 뜻한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로맨스 스캠’ 수법으로 억대에 가까운 돈을 가로챈 미국인 B(34·라이베리아 이중국적)씨와 W(36)씨, 독일인 R(57)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들은 올해 9월부터 12월까지 미국인 정형외과 의사를 사칭한 총책의 지시에 따라 A(54·회사원)씨로부터 의료기기 수출 관련 사업자금 명목으로 총 7만1000달러(한화 약 7700만원)를 넘겨받아 가로채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30대 남성으로 추정되는 외국인 총책은 카카오톡 등 국내 SNS 채팅앱을 통해 피해자 A씨와 혼인을 약속하는 속칭 ‘로맨스 스캠’ 방식으로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밝혀졌다. 총책은 젊은 20~30대보다 SNS 채팅이 익숙지 않은 중장년층이나 외로움을 타는 이혼녀 등을 범행대상으로 삼고 피해자에게 접근했다.



A씨는 몇 년 전 남편과 이혼한 뒤 혼자 지내던 와중, 올해 9월 자신을 정형외과 의사라고 소개한 B씨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혼인까지 약속한 후 거액의 돈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B씨 일당은 말레이시아에 20억원 상당의 의료기기를 수출하던 중 세관 통과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돈이 필요하다며 A씨로부터 지난 9~10월 미화 5만2000달러(약 5700만원)을 이체받았다. 이후에도 미화 1만5000달러(약 1600만원)를 전달받다가 긴급체포됐다.

B시가 체포돼 수금을 못하자 W씨와 R씨는 또다시 피해자에게 접근해 한국에 입국했고 미화 4000달러(약 4300만원)을 전달받던 중 마찬가지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들의 실제 직업은 정형외과 의사가 아니라 자영업과 무역업, 운송업 종사자로 총책의 지시를 받아 돈을 찾는 ‘전달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한국 내 추가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여성들에게 ‘로맨스 스캠’을 경계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