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만원 법 해석에 국내 이동통신다단계, 사실상 끝나

by김현아 기자
2016.05.12 14:20:15

약정 요금+단말기 가격으로 해석
6만원 요금제 2년 약정하면 144만원..부가세 포함 160만원 근접
다단계 상품구성 어려워져..서울YMCA도 환영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동통신다단계 판매의 불법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160만원 초과 기준을 적용할 때 서비스 약정 요금과 단말기 가격을 합산해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이동통신 상품을 다단계로 파는 행위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9월 다단계 유통점의 위법행위를 이유로 LG유플러스(032640)에 23억 72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뒤, 월 다단계를 통한 이동통신 가입자 수가 2만~2만5000명에서 1만여 명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근절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 공정위가 아이에프씨아이, 비앤에스솔루션, 엔이엑스티 등 LG유플러스 판매점 3곳과 통신3사 상품을 모두 취급하는 아이원 등 4개사에 시정명령과 과태료를 부과하면서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에서 초과해 팔지 못하는 160만원의 기준을 ‘통신 요금+단말기 값’으로 유권해석해 국내 이동통신 다단계가 어렵게 됐다.

다단계는 보통 고가 요금제와 고가 단말기를 팔 때 이용되는데, 월 6만 원씩 내는 요금제를 24개월 약정하면 144만원이 된다. 부가세를 포함해 160만원인 합법 기준선을 고려했을 때 기존 다단계 방식으로는 예전 같은 상품 구성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4만원 이하 중저가 요금제와 오래된 단말기로 상품을 구성할 순 있지만, 마진이 적어 다단계 판매상들이 선뜻 나서기 어렵다는 평가다.



방통위 관계자는 “지난해 9월 우리가 LG유플러스가 다단계 대리점들에 요금 수수료 과다, 지원금과 연계한 개별계약 체결, 장려금 차별을 통한 지원금 과다 지급 등의 이유로 단말기유통법 위반으로 판단했지만, 다단계가 절반으로 줄어들었을 뿐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면서 “하지만 이번 공정위 유권해석으로 이동통신 다단계는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서울YMCA 시민중계실은 “이번 공정위의 조치는 소비자 피해규모에 비해 총 600만원의 과태료로 처벌수위가 약하다”면서도 “하지만 공정위에서 이동통신 다단계 위법성 판단에 가장 쟁점이 됐던 ‘단말기 가격과 약정요금을 합쳐 160만원’ 초과할 경우 법 위반을 명확히 했다는 부분에서 환영한다”고 밝혔다.

또 “조사요청에 따른 심결서 결과를 받은 후 소비자피해에 대한 검찰고발 등을 고려할 것”이라면서 “LG유플러스와 아이에프씨아이, 비앤에스솔루션은 즉시 이동통신 다단계를 중단하고, 통신다단계 피해에 대한 보상과 대책을 발표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동통신 다단계판매는 주로 청년 실업자나 퇴직자를 대상으로 한 달에 2000만 원 정도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등의 과장홍보를 한 뒤 의무적으로 고가 요금제 가입을 강제하는 등의 문제가 커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된 바 있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에서 3만여명, KT에서 6만여명, LG유플러스에서 30만여명이 다단계 판매자로 활동하는 것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