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국배 기자
2024.04.16 16:37:39
기타 주주 2대 1 차등 감자…TY홀딩스 대주주 지위 유지할 듯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태영건설 채권단이 대주주 무상 감자(자본금을 일정 비율로 줄이는 것)와 함께 채권 1조원 정도를 출자 전환(부채를 주식으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한 태영건설 기업개선계획을 추진한다. TY홀딩스는 대주주 지분을 줄이는 무상 감자를 진행하지만 대규모 출자 전환에 따른 자본 확충 이후에도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16일 주요 채권단 18곳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기업개선 계획을 논의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 처리 방안을 비롯한 손익·재무·유동성 추정 결과를 바탕으로 도출한 재무 구조 개선 방안이다. 이날 공개한 기업개선 계획의 핵심은 완전 자본 잠식 해소를 위한 1조원 수준의 출자 전환과 대주주인 TY홀딩스 주식을 100대 1로 무상 감자(기타 주주 2대 1 차등 감자)하는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태영건설의 부채는 6356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태영건설 실사 결과 완전 자본 잠식 상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선 1조원 수준의 출자 전환이 필요하다고 추정했다.
워크아웃 이전에 TY홀딩스가 태영건설에 대여해준 4000억원을 100% 출자 전환한다. 채권단은 무담보 채권의 50%를 출자 전환한다. 채권단의 기존 채권 약 7000억원 중 절반이 출자 전환한다는 뜻이다. 대주주는 경영 실패 책임을 지우기 위해 감자 비율을 다르게 했다. 산은 관계자는 “대주주는 대여금 등 기존 채권의 100%, 금융 채권자는 무담보 채권의 50%를 출자 전환함으로써 재무 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라며 “대주주는 보유 채권을 전액 자본 확충에 투입해 정상화 책임을 다하고 금융 채권자 등 이해 관계자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태영건설의 소유 구조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태영건설 거래 정지 시점의 시가총액이 9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100대 1 감자 시 대주주 지분 가치는 약 4억원 수준으로 낮아진다. 히지만 출자 전환 분을 반영하면 대주주 지분율은 기존 41.8%(TY홀딩스 27.8%, 윤석민 회장 10%, 윤세영 창업회장 1%, 윤석민 회장 부인 3% 등)에서 60% 안팎으로 오히려 높아질 것으로 예상해 대주주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워크아웃 등 구조조정 사례에서 최대 주주가 지위를 상실하고 채권단이 최대주주가 됐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금융권에선 “과거 구조조정에선 대주주가 자본 확충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이번 사례에선 대주주가 대규모로 자본 확충에 참여한 결과”라고 해석한다.
채권단은 태영건설의 영업 활동 지원을 위해 제2차 협의회에서 의결한 신규 자금과 신규 보증은 지속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산은은 오는 18일 전체 채권단을 상대로 기업개선계획을 공유한 뒤 앞으로 채권자 협의회에서 결의할 예정이다. 기업개선 계획은 채권단의 75%가 동의해야 시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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