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탑건' 후속편에 中 '발끈'…"대만기 노출 용납 못해"

by이현정 기자
2022.06.02 12:21:07

주연 ''톰 크루즈''가 입은 항공점퍼에 ''대만기'' 부착
2019년 트레일러서 편집…"中 검열 의식한 행보"
"텐센트 투자 철회로 본편서 대만기 노출했을 것 "

[이데일리 이현정 인턴기자] 36년 만에 후속편으로 돌아온 할리우드 영화 ‘탑건’이 주인공의 항공 점퍼에 그려진 대만기로 인해 중국에서 개봉되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탑건: 매버릭’에 등장한 대만기. (사진=Mark MacKinnon
트위터 캡처)
1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탑건: 매버릭’(탑건)에 등장한 대만기가 문제가 되면서 해당 영화가 중국에서 개봉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했다.

이 영화는 지난달 27일 미국에서 최초 개봉했는데 극 중에서 주연을 맡은 톰 크루즈가 입은 항공 점퍼에 대만기가 그려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다. 해당 점퍼는 1960년대 미 해군으로 대만과 일본에서 임무를 수행한 주인공 아버지의 유품인 것으로 설정됐다.

앞서 2019년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대만기가 그대로 노출됐지만 이후 나온 트레일러 영상에서는 가상의 국기가 대신 그려져 있었다. 당시 할리우드가 대만을 독립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중국 당국의 검열을 의식했다는 추측이 제기됐다.



데일리메일은 중국 최대 테크 기업 텐센트의 투자 철회로 탑건 제작진이 본편에서 문제 장면을 편집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텐센트는 2019년 탑건 제작사 파라마운트와 제휴 계약을 맺었으나 미군이 등장하는 ‘친(親)미국 영화’ 지원했다는 평가를 우려해 최근 이를 취소했다.

중국에서는 대만기 등장에 대한 언론 보도가 연이어 나왔으며 소셜미디어(SNS)에는 탑건 제작진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한 웨이보 사용자는 “좋다. 중국 돈을 가져가지 말아라”라며 “우리는 어차피 해적판으로 영화를 보면 된다”라고 올렸다.

탑건은 현재까지 중국 당국의 개봉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파라마운트 측은 북미 지역에서 높은 흥행 실적을 거두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중국 개봉에 대한 기대는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탑건은 개봉한 지 나흘 만에 1억 5600만달러(약 1952억원)이상의 박스오피스 기록을 세웠다. 이는 미국 메모리얼 데이(현충일) 연휴에 맞춰 나온 영화 가운데 역대 최고 성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