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예금 연 2.97% 등장…3개월새 7조원 유입

by노희준 기자
2022.05.13 15:05:58

엠에스저축은행 1년 정기예금 연 2.97%
SBI저축은행도 0.1%P↑ 최고 연 2.95%
정기예금-정기적금 격차 0.17%P 벌어져
3월개 정기예금 6.98조↑ vs 적금 2100억↓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저축은행의 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정기예금 3%대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업계 수위 저축은행 SBI저축은행도 금리를 0.1%올린 데다 소형저축은행에서는 연 2.97%(1년, 세전이자)를 주는 상품까지 내놨다. 저축은행의 잇단 금리 인상으로 지난해말에 비해 올해 3월까지 7조원 가까운 뭉칫돈이 정기예금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기적금은 쪼그라들었다.

(자료=저축은행중앙회)
13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저축은행에서 금리가 가장 높은 정기예금(1년짜리) 상품은 연 2.97%(세전이자)를 주는 엠에스저축은행 상품이다. 1000만원을 넣는다면 단리(세후이자)로는 25만1262원, 복리(세후이자)로는 25만4710원을 받는다. 이어 머스트삼일저축은행(2.96%)이 금리가 높고 동양저축은행·동양제일저축은행·조은저축은행·참저축은행이 모두 연 2.95%의 정기예금을 내놨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1년 기준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이날 2.63%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1.60%)보다 1.03%포인트 오른 수치다. 한국은행의 최근 기준금리 인상 폭만큼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오른 셈이다. 한은은 지난해 7월 이후 네 차례(8·11·1·4월)에 걸쳐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총 1%포인트 올렸다.

예금금리가 오르면서 적금금리와의 역전 및 금리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이날 기준 79개 저축은행 1년짜리 정기예금 평균금리(2.63%)와 정기적금 평균금리(2.46%) 차는 0.17%포인트로 예금이 더 높다. 지난해 12월말만해도 정기적금 평균금리(2.39%)가 정기예금 평균금리(2.37%)보다 높았지만, 예금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역전된 것이다. 통상 예금금리보다 적금금리가 높은 게 일반적이다.

저축은행 금리 인상에서는 대형 저축은행도 동참하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오는 16일부터 정기예금 금리를 0.1%p(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에 따라 SBI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2.75%~2.95%가 됐다.



가령 지점에서 가입하는 정기예금(1년짜리) 금리는 기존 연 2.65%에서 연 2.75%로, 인터넷뱅킹을 통한 정기예금 금리는 연 2.75%에서 연 2.85%로 오른다. 또 SBI저축은행 앱인 사이다뱅크의 복리정기예금 금리는 고정금리 상품의 경우 연 2.85%, 변동금리 상품은 연 2.95%로 인상된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본격적인 금리상승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수신 상품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정기예금 금리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예금금리는 앞으로도 당분간 더 오를 전망이다. 미국이 최근 정책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 인상에 나선 데다 추가 빅스텝을 시사하고 있어서다. 한은은 올해 다섯 차례(5월 26일, 7월 14일, 8월 25일, 10월 14일, 11월 24일) 기준금리 인상 결정을 남겨두고 있다. 시장은 한은이 3~4차례 정도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저축은행 잇단 금리 인상으로 저축은행 정기예금에는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3월말 전체 저축은행 정기예금은 99조500억원으로 지난해 12월말 92조700억원에 비해 6조9800억원 불어났다. 반면 같은기간 정기적금은 2조4139억원(12월말)에서 2조2043억원(3월말)으로 2096억원이 줄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증시 조정이 깊어지는 데다 대뇌외 금융시장이 불안정해 투자하기가 쉽지 않는 상황”이라며 “안전한 3%대 정기예금은 앞으로도 계속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