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금융]카뱅 공모주 청약 다음날 26조원 되돌아온 까닭
by김유성 기자
2021.08.03 15:07:38
증거금 환불 전날인 28일 요구불예금으로 26조원 회귀
한국증권금융 수탁계좌인 시중은행 MMDA ↑
카카오뱅크 공모주가 거대한 현금 흐름 만든 것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지난 7월 마지막 주(26~30일)는 카카오뱅크 공모주 청약 열기가 은행권 여수신 계정을 휩쓸었다. 청약 기간인 26일과 27일 이틀 동안 5대 은행(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 요구불예금에서만 19조7454억원이 빠져나갈 정도로 인기가 뜨거웠다. 카카오뱅크 공모주 청약을 위한 자금으로 추정된다.
눈길을 끄는 건 다음날인 28일 다시 이들 계좌에 25조8720억원이 되돌아온 것이다. 월말이긴 하지만 연말연시나 명절 연휴를 앞두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약 26조원의 유동성이 들어왔다는 것은 카카오뱅크 공모주 청약에 따른 자금의 이동 외에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카카오뱅크 공모주 청약에 따른 증거금 환불은 29일 이뤄졌다. 카카오뱅크 공모주 청약을 위해 돈을 뺐던 청약 희망자들의 돈이 되돌아오기 시작한 시점은 29일 이후부터라는 뜻이다.
28일 요구불예금으로 들어온 26조원의 돈은 어떻게 설명되는 것일까.
시중은행 관계자는 “증권사도 본인들 자체적으로 갖고 있는 예탁금 계좌가 있지만, 증거금 등을 넣어 놓는 시중은행 계좌도 있다”면서 “28일 몰린 26조원의 돈은 증권사 계좌에 들어온 카카오뱅크 공모주 청약 증거금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쉽게 말해 28일 들어온 돈은 카카오뱅크 공모주 청약 희망자들이 은행에 다시 입금한 돈이 아니라는 얘기다.
대신 증권사들은 증거금을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한다. 한국증권금융은 다시 시장금리부 수시입출식예금(MMDA) 계좌에 이를 입금한다. 한국증권금융 관계자도 “시중은행에서 운용하는 MMDA”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운용하는 MMDA가 한국증권금융의 수탁 계좌가 되는 것이다.
MMDA는 일종의 파킹 통장으로 증권사의 CMA에 대항해 나온 은행 상품이다. 하루만 넣어도 보통예금보다 높은 수준의 금리를 주기 때문에 기업이나 자산가들이 임시 자금 보관용으로 사용한다. MMDA는 파킹통장이라는 성격 때문에 시중은행 중에서는 요구불예금으로 합산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28일 시중은행 요구불 예금 증가분 중 상당수는 MMDA에 예치된 금액으로 볼 수 있다.
한편 29일 5대 은행 요구불예금 잔액은 13조7293억원 순감한다. 29일 있었던 HK이노엔 공모주 청약에 넣기 위한 돈이 일부 빠져나갔겠지만, 증권사 은행 계좌에서 증거금 환불로 빠져나간 돈이 대부분일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