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분석]녹십자,올해 독감백신 시장점유율 50% 돌파 예상

by김지완 기자
2021.04.02 17:07:56

證, 녹십자 올해 독감백신 매출 400억·영업익 200억↑
전망대로면 SK바사 점유율 63% 흡수해 시장과반 차지
고정비 레버리지 효과 커 물량 늘수록 수익성↑
녹십자 "공급차질 없도록 하겠다"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의 올해 독감백신 생산 중단 선언에 녹십자가 국내 독감백신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녹십자의 올해 독감백신 관련 이익도 크게 치솟을 것으로 관측됐다.

서울 동대문구의 한 시립병원 독감 예방접종실 앞. [사진=이데일리]
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는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집중하기 위해 올해 생산 예정이었던 스카이셀플루 3·4가 독감백신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셀플루는 지난해 국내 독감백신 시장점유율 31%(식약처, 국가출하승인자료, CDC접종률 토대로 추정)를 차지했다. 의약품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스카이셀플루는 지난해 약 63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생산한 스카이셀플루는 약 950만 도즈다.

국내 독감백신 수급의 1/3을 책임지던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발을 빼면서 녹십자에게 반사이익이 집중될 전망이다. 녹십자는 지난해 독감백신에서 1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국내 제약바이오社 가운데 매출 1위 규모다. 녹십자는 지난해 약 1100만 도즈 분량의 독감백신을 생산했다. 녹십자의 독감백신 국내 점유율은 40%가량으로 알려져있다.

KTB투자증권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녹십자는 경쟁사인 SK 바이오사이언스의 독감백신 생산 전량 중단으로 호실적이 전망된다”며 “구체적으로 지난해 연간 900억원 규모를 기록했던 내수 독감백신 매출액은 올해 130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관련 영업이익도 기존 대비 200억원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가 전망대로면 녹십자(006280)가 지난해 SK바이오사이언스의 독감매출의 63%가량을 흡수하게 된다. 즉 녹십자가 올해 국내 독감백신 시장점유율 50%를 가볍게 넘긴다고 본 것이다.

녹십자 영업이익도 급격히 치솟는다는 계산이다. 금융투자업계 추정한 SK바이오사이언스 반사이익 200억원은 지난해 녹십자 전체 영업이익(504억원)의 40%, 올해 전망치(1064억원)의 20%에 각각 해당되는 액수다. 업계 관계자는 독감백신은 물량이 늘면 고정비 레버리지 효과가 커 수익이 급격히 늘어나는 특징이 있다고 귀뜀했다.

녹십자는 유정란 공급망, 생산·판매 등 대응전략을 선제적으로 마련해 독감백신 공급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선 독감백신 배양에 사용될 유정란 확보 문제와 지난해 독감백신 생산을 전담했던 화순공장 가동률이 92%였다는 점을 들어 공급대란 우려를 제기했다.

녹십자 관계자는 “유정란 수급을 담당하는 관계사 ‘인백팜’을 통해 유정란을 미리 확보하면 되기 때문에 원료 수급엔 전혀 문제없다”면서 “독감백신은 최대한 완제품을 출시하고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여타 독감백신 제조사에 원료를 공급해 시장 수요를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내에서 독감백신을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SK바이오사이언스, 녹십자, 일양약품(007570) 등 3곳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독감백신 판매사들은 녹십자, 사노피, GSK로부터 원료를 들여와 충진·제조를 하는 방식으로 관련 사업을 영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