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고 불편해`..美, 비행기 대신 기차 탄다

by이정훈 기자
2012.08.16 22:38:06

앰트랙, 북동부 여행객 75% 전담..10년새 3배
"30년내 고객 4배 확대"..1510억불 집중투자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요금이 비싼데도 보안검색은 너무 불편하고 시간도 제때 못 지키는 항공기 여행에 실망한 미국인들이 기차로 옮겨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보스턴과 뉴욕, 워싱턴D.C에 이르는 미국 북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최근 비행기를 포기하고 기차를 이용해 이동하는 고객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불과 10년전만해도 델타항공과 US에어웨이스가 이 지역 여행객들을 주로 담당했지만, 최근 요금 인상과 보안검색 강화에 따른 불편, 잦은 이착륙 지연 등으로 인해 온라인 티켓 구매와 액셀라 고속철도 도입으로 더 편리해진 앰트랙 기차이 주류로 부상하고 있는 것.

여행작가 겸 항공 컨설턴트로 일하는 조지 햄린씨는 워싱턴D.C와 뉴욕간 앰트랙을 주로 이용하는데, 그는 “기차를 타면 전원을 꽂을 수 있는 콘센트와 와이파이가 있고 언제든 전화를 사용할 수도 있다”며 장점을 강조했다.



현재 뉴욕과 워싱턴D.C간 여행객 가운데 무려 75%를 기차가 담당하고 있는데, 지난 2000년에는 채 3분의 1이 되지 않았다. 또 같은 기간 보스턴과 뉴욕간 기차의 수송 분담률도 20%에서 54%로 급증했다.

전국적으로도 앰트랙 이용고객은 사상 최고인 3000만명에 이르고 있으며, 북동부는 이중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또 북동부 지역의 앰트랙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런 추세에 고무된 앰트랙측은 오는 2040년까지 북동부 지역 열차 이용고객이 435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현재 고객수의 거의 4배에 이르는 수치다.

이를 위해 앰트랙은 총 1510억달러를 투자해 열차를 고속화하고 기차가 지나는 다리와 철로를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일부 열차는 30년 이상 운행되고 있고, 일부 철로와 교각도 노후화돼 열차들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거나 안전사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