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회사채 뜨뜻미지근..M&A 불확실 탓

by김일문 기자
2010.10.05 17:45:22

1등 프리미엄 보다 M&A 이슈 부각

마켓 인 | 이 기사는 10월 05일 17시 15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 인`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김일문 임명규 기자] 시공능력평가 1위 현대건설(000720)이 넉달만에 회사채 발행을 추진한다. 1등 건설사라는 프리미엄에 걸맞지 않게 시장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현대가(家) 인수합병(M&A)전의 주인공이라는 점 때문에, 누구 품에 안길지 알 수 없다는 불확실성 때문에 시장 수요가 강하게 형성되지 않고 있다.

5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현대건설(AA-)은 3년물과 5년물 각 1000억원씩 총 20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시장 수요를 조사중이다. 현대건설의 회사채 발행은 올들어 두번째다. 현대건설은 지난 6월 중순 3년만기 회사채 2000억원을 5%의 금리로 발행한 바 있다.

이번 회사채는 고정금리 방식으로 3년물의 경우 4.5%, 5년물은 5.15% 수준에 선착순 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며, 모집이 완료되면 이달중 발행될 계획이다.

그러나 회사측이 원하는 금리 수준으로 무난히 발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M&A 이슈의 중심에 서 있는 만큼 기업 자체의 크레딧 보다는 누가 주인이 될 것인가 하는 불확실성이 더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현대건설은 건설업종내 차별화되고 안정적인 회사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 중 누구 품에 안길 지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오전 중 4.4%에 태핑되던 3년물 금리가 오후에는 4.5%로 불과 몇시간 만에 10bp(0.1%포인트) 오른 걸 보면 수요가 많이 몰리지는 않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M&A 리스크를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에서 회사측이 제시한 금리가 높은 수준도 아니라 투자 매력을 반감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대건설이 현대차그룹으로 편입된다면 시장 수요가 올라가면서 금리가 더 빠질(낮아질) 가능성이 높지만 딜이 완료되기까지는 상당기간이 필요해 현대건설로선 발행을 미루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건설이 시장 동향을 살피기 위해 `미끼용`으로 태핑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발행된 3년만기 롯데건설(A+) 회사채의 경우 민평 대비 83bp, 현대산업(012630)개발은 115bp 각각 높은 수준에서 발행됐다는 점을 봤을 때 등급이 높더라도 4.5% 금리 수준은 너무 과하다"며 "현대건설이 분위기 파악용으로 수요를 알아봤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