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인상 전에 사둘까?"…美서 가격 인상 확실한 5가지 품목은
by방성훈 기자
2024.11.29 16:41:45
10% 보편 관세 및 中수입품 60% 추가 관세 부과시
가전제품 평균 19.4%, 스마트폰 26% 인상 전망
노트북·태블릿은 45%, 비디오 게임 콘솔 40% 급등
대부분 중국서 생산…"생산 이전 대안 거의 없어"
CNN "올해 블프·사이버먼데이 마지막 기회일수도"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관세 인상을 예고함에 따라 미국 내 소비자가격 역시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CNN은 관세 인상 전에 구매를 고려할 만한 5가지 품목을 소개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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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인은 올해 대선 유세 당시 중국에서 수입되는 모든 상품에 60% 관세를 부과하고, 다른 모든 국가에서 수입되는 상품에도 10~20% 관세를 물릴 것이라고 공약했다. 이에 더해 최근엔 멕시코·캐나다산 수입품에 25%의 신규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수입품에도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결과적으로 미 소비자들은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및 사이버먼데이가 원하는 제품을 가장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고 CNN은 설명했다. 향후 추가 관세가 부과되면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 또는 수입하는 기업이 비용을 전면 부담하거나, 제품 가격 인상을 통해 소비자들과 분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과거 사례들을 살펴보면 대다수 기업들은 소비자가격 인상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모든 수입품에 20%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 수입품에 60%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 중산층 가계가 연간 2600달러(약 363만원) 이상의 추가 비용을 지출하게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예를 들어 2022년 기준 미국인이 소비한 아보카도의 90%가 수입품이었으며 이 가운데 89%가 멕시코에서 들여왔는데, 25% 관세가 부과되면 아보카도뿐 아니라 이를 이용한 과카몰리와 아보카도 토스트 가격도 함께 오르게 된다.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대로 관세를 부과할 것인지, 또 관세 부과 후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할 것인지, 트럼프 1기 때처럼 특정 품목은 제외할 것인지, 일괄 적용인지 단계적 적용인지 등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은 거의 없어 불확실성도 크다. 이에 따라 일부 기업들과 소비자들은 어떤 품목을 비축하거나 미리 구매해야 하는지 고심하고 있다.
CNN은 미 소비자기술협회(CTA)의 분석을 인용, 모든 수입품에 10% 관세·중국산 수입품에 60% 추가 관세가 부과되고 소매업체가 이를 소비자가격에 반영한다고 가정했을 때 △주요 가전제품 △노트북·태블릿 △비디오 게임 콘솔 △스마트폰 △전기 자전거 등의 가격이 크게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가전제품 가격은 평균 19.4% 오를 것으로 추산됐다. 현재 평균 500달러 수준인 기본 모델 냉장고의 최저가가 약 650~776달러부터 시작된다.
자유주의 성향인 카토연구소의 일반 경제학 및 무역을 담당하는 스콧 린시컴 부소장은 “2018년 트럼프 당선인이 수입 세탁기에 20% 관세를 물렸던 것을 되돌아봤을 때, 2017년으로 돌아간다면 ‘세탁기와 건조기가 정말로 필요하다면 지금 당장 사라. 내년에 20% 가격이 더 오를테니 기다리지 말라’고 말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트북과 태블릿의 소비자가격은 45% 급등할 것으로 보인다. 평균적으로 노트북은 지금보다 357달러, 태블릿은 201달러를 더 지불해야 한다는 얘기다.
CTA의 국제무역 부회장인 에드 브르지트와는 “현재 관세에서 제외된 많은 가전제품이 전면 관세 부과를 피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베스트바이의 코리 배리 최고경영자(CEO)도 “소비자 전자제품 부문에서 수입되지 않는 물품은 거의 없다. 고객들은 결국 관세 비용 일부를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거들었다.
CTA의 게리 샤피로 회장은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전자제품의 양을 고려하면 (트럼프 당선인이 최근에 예고한대로) 25% 관세 부과시 가격은 더욱 상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가장 가까운 동맹국이자 무역 파트너인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 인상은 역효과만 낳고 미 기업 및 소비자만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디오 게임 콘솔의 소비자가격은 약 40%(평균 246달러) 인상이 예상된다. 지난해 미 비디오 게임 콘솔의 87%가 중국에서 수입됐다. CTA는 생산을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는 대안은 거의 없을 뿐더러, 몇 안되는 대안은 막대한 비용이 들 것이라고 짚었다.
스마트폰 가격은 26%(213달러) 상승할 전망이다. 콘솔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 제조되는 스마트폰은 극히 적다. 중국이 현재 미국 총 수입의 78%를 차지한다. 생산기지 이전은 상당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예상보다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
이외에도 린시컴 부소장은 전기 자전거 가격 인상을 확신했다. 그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전기 자전거는 주로 중국에서 생산된다”며 “트럼프 당선인은 친환경과 전기 자전거를 크게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CNN은 이들 5개 품목을 지금 당장 서둘러 구매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새 제품이 필요하거나 곧 필요해질 것이라고 생각된다면 지금이 구매를 고려하기에 좋은 시기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