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400g, 생존율 0%...22주에 출산한 쌍둥이의 ‘기적’

by권혜미 기자
2024.08.23 20:13:37

3월 6일 세상에 나온 강우, 강민 형제
몸무게 400g…생존율 적은 초극소 저체중
치료 끝에 건강 회복, 몸무게 4.5kg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생존 가능성이 희박했던 쌍둥이 신생아가 정상아 수준으로 건강을 회복해 퇴원을 앞두고 있다는 따뜻한 소식이 전해졌다.

23일 세종충남대병원은 출생 당시 체중이 400g에 불과한 초극소 저체중 쌍둥이 강우, 강민 형제를 성공적으로 치료해 건강을 되찾았다고 밝혔다.

사진=YTN 캡처
지난 3월 4일 산모 A씨는 임신 5개월 차에 양수가 터져 긴급히 해당 병원을 찾았다. 이어 예정일보다 이른 22주 3일 만인 3월 6일에 형제를 출산했다.

출생 당시 강우와 강민 형제는 각각 400g에 불과했다. 이는 만삭아의 10분의 1 수준인 초극소 저체중에 해당된다.



국제 질병 분류상 생존 주산기는 임신 22주부터로 정의되는데, 실제 생존 가능성은 체중 500g 이상일 때부터 의미 있게 나타난다. 또 실제 생존 가능성은 임신 24주 미만의 미숙아가 20% 전후에 불과하고 쌍둥이의 생존 가능성은 그보다도 더 희박했다.

심지어 첫째 강우 군은 괴사성 장염에 따른 장천공 탓에 1㎏ 미만의 체중에서 위험한 수술을 견뎌야 했다. 둘째 강민 군은 생후 이틀 만에 기흉이 발생해 작은 가슴에 흉관을 삽입하는 시술을 받아야만 했다.

그러나 부모의 사랑과 의료진의 헌신으로 기적을 만들어냈다. 현재 강우, 강민 형제는 출생 당시보다 10배 넘게 몸무게가 늘어난 4.5kg까지 자랐다. 그리고 우려했던 중증 뇌출혈이나 심각한 신경계 합병증 없이 건강하게 퇴원을 준비 중이다.

이병국 교수는 “이번 생존 사례는 우리나라 신생아 의료 기술의 발전상을 보여주는 동시에, 의료진의 헌신적인 노력과 신생아 중환자실·소아외과 등 필수의료 분야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