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황병서 기자
2023.11.09 13:34:21
보건범죄 단속 관한 특별조치법·약사법 위반
613만정 제조해 판매…시가 920억 상당
中서 원료 수입…서울·강원에 제조 공장
경찰 “복용 시 심각한 부작용…발견하면 신고”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중국에서 몰래 들여온 원료로 서울과 강원도의 농가에서 920억원 상당의 ‘가짜 비아그라’를 제조해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기존 중국에서 몰래 들여오는 방식으로 유입되던 가짜 비아그라가 국내에서 직접 제조돼 판매한 정황이 적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국제범죄수사계는 9일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약사법 위반 혐의로 총책 A(66)씨, 제조기술자 B(67)씨, 유통총책 C(61)씨, 제조·유통책 D(55)씨 등 일당 24명을 검거하고, 이 중 4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박명운 서울청 국제범죄수사 2계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 서울광역수사단 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기존에 중국에서 몰래 들여오던 가짜 비아그라를 국내로 원료까지 들여와 직접 제조해 판매한 일당이 검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밝혔다.
일당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중국에서 실데나필 등 비아그라 원료 물질과 의약품 설명서 등을 밀수해 국내에 마련한 제조공장에서 가짜 비아그라를 제조·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경찰은 총책 A씨를 비롯해 제조기술자 B씨, 유통총책 C씨, 제조·유통책 D씨를 지난달 강원도 평창, 부산, 제주 등에서 순차적으로 검거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나머지 판매책 등도 지난달 말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에 따르면 일당은 코로나19로 무역이 중단돼 의약품 밀수가 어려워지자 국내에서 직접 제조하면 막대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보고 중국에서 원료를 밀수해 직접 가짜 약을 제조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강원 정선의 한 비닐하우스에서 가짜 비아그라를 대량으로 생산했다. 경찰이 지난 6월 공범을 체포하는 등 수사망을 좁혀오자 서울 금천구에 사무실형 공장을 마련하고 가짜 비아그라를 제조해 유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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