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긴축 공포감에…환율, 9원 뛰어 1300원대 안착[외환마감]

by하상렬 기자
2023.02.22 16:03:20

9원 오른 1304.9원…두달여 만에 최고 수준 경신
PMI 예상치 웃돌아, 서비스 부분 기준선 넘어
달러인덱스 104선 초반…위안·엔화는 약세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돌파하며 2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견고한 미국 경제 실물지표가 달러화 강세 흐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따른다.

사진=AFP
22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295.9원) 보다 9.0원 오른 1304.9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지난 17일(1299.5원) 기록했던 연고점을 3거래일 만에 경신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16일(1305.4원) 이후 2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이날 환율은 8원 이상 오른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10.3원 오른 1306.2원에 개장했다. 장중 고가 기준 지난해 12월18일(1311.9원)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해 고점인 지난 17일(1303.8원) 최고치도 경신했다. 이후 환율은 상승 폭을 유지하며 1300원 중반 선에서 등락했다.

미국 경제 실물지표가 견고한 모습을 보인 것이 환율 상승의 동력이 됐다. S&P 글로벌에 따르면 이번 달 미국 제조업,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는 각각 47.8, 50.5로 예상치(47.2, 47.3)를 웃돌았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역대급 긴축에도 경기가 아직 둔화 국면에 빠지지 않았다는 해석이 나오는 지점이다.

PMI는 각 기업의 구매 담당자를 대상으로 신규 주문, 재고, 출하, 가격, 고용 등을 조사해 0~100 사이의 수치로 나타낸 지표다. 50을 기준으로 경기 확장과 수축으로 각각 나뉜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경제지표 특히 서비스 PMI가 기준선인 50을 상회하면서 서비스 물가가 잡히지 않을 수 있겠다는 시장 내 긴축 경계감이 환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며 “위안화 등 아시아 주요 통화들이 약세를 보인 점도 달러 매도 압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중 외환당국이 시장 점검회의를 소집하면서 이에 대한 경계감에 환율이 1300원 중반 수준에서 추가적 상승을 보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외환당국은 이날 외환시장 마감 이후인 4시 30분께 은행 외환 딜러 등 시장 관계자들과 만나 최근 외환시장 상황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22일 환율 흐름.(자료=서울외국환중개)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미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22일(현지시간) 오전 2시 20분께 104.10을 기록하며 104선을 유지하고 있다. 반대로 주요 아시아 통화들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위안 환율은 6.89위안, 달러·엔 환율은 134엔을 나타내며 강보합권에서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이날 2441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41.28포인트(1.68%) 하락한 2417.68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에서 거래된 규모는 98억4600만달러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