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마돌' 日 규슈 내륙 관통하며 약화…20일까지 강풍특보 유지
by김경은 기자
2022.09.19 16:00:03
일본 규슈 상륙 당시 930hPa '경험못한 태풍'
규슈 아소산 관통하며 지면마찰로 세력 약화
울릉도 초속 34m 강풍…국내서도 크고작은 피해 잇따라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제14호 태풍 ‘난마돌’이 일본 규슈 내륙을 관통하며 위력이 빠르게 약화해 국내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강풍특보와 풍랑특보가 유지되는 오는 20일까지는 기상상황에 예의주시해달라고 기상청은 당부했다.
19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난마돌은 우리나라 최근접 시기에 950hPa의 강도로 접근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하루새 예상보다 위력이 크게 약화해 이날 오전 10시 기준 970hPa로 최근접해 지나갔다. 전날 오전 9시 중심기압 930hPa, 최대풍속 49㎧의 ‘매우 강’의 강도에서 하루새 40hPa나 위력이 약화한 것이다.
기상청은 20일 오전 3시 일본 센다이 서남서쪽 약 370㎞ 해상, 오전 9시 센다이 서쪽 60㎞ 육상을 지난 뒤 오후 3시 센다이 북동북동쪽 약 280㎞ 해상에서 온대저기압으로 약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난마돌의 위력이 급격히 약화한 원인은 북태평양고기압이 다소 약화하면서 동편화해 일본 규슈 내륙을 관통하며 상륙했기 때문이다. 일본 규슈 중앙부에 위치한 해발 1592.3m의 아소산과 만나면서 지형과의 마찰로 위력이 크게 약화했다.
일본 상륙 당시 난마돌의 위력은 중심기압 930hPa대로 우리나라에 상륙한 역대급 태풍인 1959년 태풍 ‘사라’의 최저 중심해면기압 951.5hPa보다 무려 20hPa이나 낮았다. 일본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태풍이라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이에 미야자키현에서는 19일 오후 1시 40분 기준 하루동안 800㎜가 넘는 기록적 강수량을 나타낸 곳이 속출했고, 비가 가장 많이 내린 에비노시에선 사흘간 무려 1306㎜의 비가 내렸다. 에히메현 우와지마시에서는 최대순간풍속 72.3㎧로 우리나라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강풍이 불었다.
일본 상륙 이후 내륙에서 크게 세력이 약화하면서 우리나라에 최근접하는 동안 난마돌의 위력은 크게 약화했지만, 울릉도에서는 초속 34.1m의 강풍이 불었고, 강원도 설악산에는 180㎜ 이상의 비가 내렸다. 지난 태풍 ‘힌남노’의 피해가 컸던 포항과 경주에는 70㎜ 내외의 비가 내렸고, 울산 매곡은 113.0㎜로 산지를 제외하고 내륙에서 가장 비가 많이 내린 곳으로 기록됐다.
이번 태풍으로 경상해안권을 중심으로 강풍에 간판이 떨어지거나 가로수가 쓰러지고 지붕이 흔들린다는 등의 신고가 이어졌고, 7000여세대가 정전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인한 인명피해로 부산에서 40세 여성 1명과 10세 남아가 부상을 당했다. 제주에서 갯바위 낚시객 1명이 사망했는데, 이는 태풍피해가 아닌 안전사고로 중대본은 확정했다.
부산 등 4개 시도에서 주민 884명이 일시대피했고, 719명이 임시주거시설에 대피해 있다. 부산, 울산, 포항 7065호가 정전돼 95.8%의 복구가 완료됐으며, 7편의 항공기가 결항됐고, 78개 항로, 2개소 도로가 통제됐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2시를 기해 육상의 태풍특보를 모두 해제하고 강풍특보로 변경했다. 강풍특보와 풍랑특보는 20일 오후부터 21일 오후 사이에 대부분 해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