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뛰자 달러보험 ‘관심’…미래에셋·푸본현대 신설 착수

by김정현 기자
2022.07.20 15:27:23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푸본현대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이 각각 올해말, 내년 초 달러보험 출시를 목표로 준비에 들어갔다. 원·달러 환율이 200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강달러 전망이 계속되자, 뒤늦게 ‘달러보험’ 상품을 문의하는 수요자가 늘고 있어서다.

지난 1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직원 뒷편 전광판에 거의 1320원선까지 상승한 원·달러 환율이 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푸본현대생명은 오는 12월 달러보험을 신설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생명은 내부에서 달러보험 신설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다. 이르면 내년 초에 출시될 계획이다.

이들 보험사는 달러보험 출시를 내부에서 확정지었지만 시스템 개발에 시간이 소요돼 출시가 지연되고 있다. 푸본생명은 이미 개발에 착수, 연말 출시가 예정돼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시스템 개발 기간에 따라 출시 일자가 변경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달러보험은 미국 달러화를 기준으로 보험료를 납입하고 보험금도 달러를 기준으로 지급받는 보험이다. 지난해 9월말 기준 메트라이프와 푸르덴셜, AIA, ABL, DGB, KB, 삼성, 신한라이프 등 8개사가 판매하고 있었다.

가입 규모는 증가 추세에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달러보험을 포함한 연도별 외화보험 수입보험료는 2016년 1684억원에 불과했는데 2017~2020년 3046억원→6772억원→9689억원→1조4256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는 소폭 줄어들었지만, 잠재 수요는 여전하다는 판단이다.



특히 최근 달러 가치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달러보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전반적으로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원·달러 환율이 1달러당 1300원을 상회하는 등 2009년 이후 달러화 가치가 최대폭 상승하면서 관심이 커졌다. 물론 이미 달러화 가치가 상승한 만큼 현재 달러보험에 당장 가입하려는 수요는 높지 않지만, 향후 다시 달러보험에 대한 관심이 확대됐을 때 고객을 모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최근 달러 가격이 크게 오르다보니 달러로 투자한 소비자들이 이익을 많이 봤다. 동시에 달러보험에 대한 호감도 오른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리 달러보험을 준비하고 있다가 고객이 원할 때 서비스할 수 있도록 달러보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달러보험은 불완전판매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한라이프가 최근 달러보험을 중단한 것이 대표적이다.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달러보험의 불완전판매 위험이 거론되면서 점차 달러보험 판매를 줄였고, 최근 중단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달러보험 상품은 장기보험이다보니 환율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그 때 가입하겠다는 고객이 최근 늘고 있는 게 사실이다”면서도 “하지만 보험상품의 특성상 가입 후 해지하면 손해를 볼 수 있고, 특히 20~30년 후 보험금을 예측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