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현대로보틱스에 500억 투자..배민-LG전자와 서비스로봇 경쟁

by김현아 기자
2020.06.16 14:11:54

구현모 대표 취임 후 첫 투자..2대 주주로
구현모-정기선 참여하는 디지털전환사업협력위 신설
지능형 서비스로봇 공략.. 배민-LG전자와 경쟁
홈ㆍ식음료ㆍ프랜차이즈 등 로봇 공동 개발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지난해 3월 2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공장엑스포’ 현대로보틱스 부스에 스마트 플랫폼 제조라인이 시연되고 있다. 신태현 기자


KT가 현대중공업지주의 자회사인 로봇 개발업체 현대로보틱스에 500억 원을 투자해 5G 기반 지능형 로봇 시장에 뛰어든다. KT는 이번 투자로 현대로보틱스의 지분 10%를 확보해 2대주주가 됐고, 모회사 현대중공업지주와는 디지털전환 가속화를 위한 사업협력위원회를 만들기로 했다.

이는 구현모 KT 대표이사(사장)가 취임한 후 첫 전략적 투자다. KT는 현대중공업지주와 스마트솔루션, 디지털 혁신 등의 공동 추진을 위한 사업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16일 진행된 체결식에는 KT 구현모 대표, 현대중공업지주 정기선 부사장, 현대로보틱스 서유성 대표 등 KT와 현대중공업그룹의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KT와 현대중공업지주는 2019년 5월 ‘5G 기반 로봇·스마트팩토리 사업 공동 협력을 위한 MOU’를 맺었다. 같은 해 11월에는 ‘5G 기반 사업협력 성과 발표회’를 열어 5G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조선소 사업추진 성과를 공유했다.

올해 2월 AI 1등 국가를 목표로 출범한 ‘AI 원팀(One Team)’에 양사가 모두 참여했고, 4월 KT와 현대로보틱스는 2세대 기가지니 호텔로봇 ‘엔봇(N bot)’을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레지던스에 선보이기도 했다. 5월에는 KT와 현대건설기계는 ‘5G 스마트 건설기계·산업차량 플랫폼 공동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양사는 지능형 서비스로봇 개발, 자율주행 기술 연구, 스마트팩토리 분야 등에서 협력하게 된다. KT는 지능형 서비스로봇과 자율주행기술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및 적용을, 현대로보틱스는 하드웨어 개발 및 제작을 맡는 구조다.

양사의 개발 로봇은 식음료(F&B) 서빙로봇과 청소와 보안 기능을 탑재한 청소·패트롤 로봇, 소형 공장과 대형 매장을 위한 프랜차이즈 협동로봇 등이다. 이는 국내 1위 배달앱인 배달의민족이 LG전자와 개발하기로 한 서비스로봇 시장과 겹친다.

스마트팩토리 분야에서는 KT가 통신기술, 클라우드, ICT 솔루션 및 보안 관련 결합상품 등을 제공하고, 현대로보틱스는 로봇과 솔루션 등을 공급하기로 했다. KT의 스마트팩토리 전용 플랫폼(5G 팩토리 메이커스)과 현대로보틱스의 현대 로봇 관리시스템(HRMS, Hyundai Robot Management System)의 결합으로 스마트팩토리의 공정분석, 생산관리, 예지 보전 등이 한층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양사는 스마트병원, 스마트물류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한다.

▲ KT와 현대중공업그룹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East에서 전략적 투자 협약 체결식을 가졌다. 협약식이 끝난 후 KT 구현모 대표(사진 오른쪽), 현대중공업지주 정기선 경영지원실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T제공
KT와 현대중공업지주는 스마트솔루션, 디지털 혁신, AI 및 ICT 사업의 공동 추진을 위해 KT 구현모 대표이사, 현대중공업지주 정기선 부사장이 참여하는 협력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위원회에서는 KT와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 간 사업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KT는 현대로보틱스를 중심으로 한 현대중공업그룹과 사업협력 관계 구축이 디지털혁신(DX)을 다양한 산업 분야로 확산시켜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KT 구현모 대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KT의 5G, AI 역량을 바탕으로 현대중공업그룹과 협력해 대한민국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제조산업의 혁신을 이끌어나가겠다”며 “KT는 현대중공업그룹을 시작으로 다양한 분야에 ‘디지털 혁신’을 확산시키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지주 정기선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은 “앞으로 제조업체의 경쟁력은 단순히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아닌 시장 흐름을 읽고 변화하는 것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KT와의 폭넓은 사업협력을 통해 현대로보틱스는 물론 현대중공업그룹이 ‘디지털 혁신’으로 세계 리딩기업으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