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김정은 역사적 첫 만남…시민들 "평화의 봄 오길"(종합)

by김성훈 기자
2018.04.27 10:23:54

남북 정상 판문점에서 역사적 악수 나눠
시민사회 역사적인 순간 시청하며 응원
문 대통령 군사분계선 넘자 환호성 나오기도
"평화와 번영 향한 큰 걸음 내딛길" 기대

27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걸어 월경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직접 맞이하는 모습을 TV를 통해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전광판에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만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악수하는 모습이 생중계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사건팀] 이전과는 분위기가 확실히 다름을 느낍니다. 이번 회담을 통해 종전 협정과 이산가족 상봉 등 꼭 좋은 결과로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역사적인 세 번째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나는 오전 9시 30분이 가까워지자 서울역과 용산역, 서울시청, 고속버스터미널에 마련된 화면 앞으로 시민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일부 시민들은 이른 시간부터 청와대에서 판문점으로 출발한 문재인 대통령을 보며 응원을 보냈다. 시간이 흐르자 인파가 몰리며 자리를 찾지 못한 시민들은 바닥에 앉아 화면을 응시하기도 했다.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 앞 군사분계선에서 양측 정상의 만남이 임박해지자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두 손을 모으며 기도를 하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문 대통령과 김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첫 만남이 성사되는 순간 여기저기서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김 국무위원장의 제안으로 문 대통령이 잠시 군사 분계선을 넘어서는 장면을 연출하자 시민들이 소리를 지르며 스마트폰 카메라로 화면을 찍기도 했다. 여기저기서 “왜 내가 다 떨리냐”며 상기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27일 오전 서울 시청 앞 광장에 설치된 스크린 앞에서 시민과 취재진이 모여 정상회담 중계를 지켜보고 있다.(사진=최정훈 기자)
2007년 이후 11년만에 이뤄진 남북정상회담에 시민들은 기대와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대학생 김동민(25)씨는 “초등학생 때 정상회담을 보던 기억이 있는데 대학생이 된 이후 정상회담을 다시 보니 감회가 남다르다”며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과 본격적으로 교류하면서 서로를 알아갈 기회가 생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모(65)씨는 “북한을 여행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었는데 정상회담 소식에 접어뒀던 꿈이 이뤄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어렵게 잡은 기회인 만큼 양측 모두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사회·경제·문화·군사 등 교류를 넓혀 차근차근 평화를 안착해 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날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환송행사를 개최한 신승철 영천시재향군인회 회장은 “안보 단체지만 문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은 적극 환영한다”며 “이번 회담에 보수단체도 기대하는 바가 크다. 회담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통일의 발판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7일 오전 서울역에 설치된 스크린 앞에서 시민과 취재진이 모여 정상회담 중계를 지켜보고 있다.(사진=조해영 기자)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에서 이뤄지는 정상회담을 응원하는 외국인들도 눈에 띄었다.

영국에서 왔다는 라파엘(30)씨는 “이번 회담은 남북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중요한 행사라는 것에 이견이 없을 것이다”며 “남아 있는 과제들이 많은 상황이지만 큰 움직임은 천천히 한 걸음씩 이뤄진다. 이번 걸음은 세계적으로도 특별한 한 걸음으로 기억될 것이다”고 말했다.

캐나다에서 온 디아라(27)씨도 “전 세계가 이번 회담을 통해 북핵문제가 해결됐으면 한다”며 “북핵문제가 해결되면 세계의 평화도 한층 진일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에스토니아 출신 유학생인 제이슨씨는 “한국에 관심이 많아 이곳에서 학업을 하고 있다”며 “역사적인 만남이 한반도에 평화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 바란다”고 전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에서도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드러내는 반응이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정치에 관심이 없던 나도 (양측 정상 만남을 보니) 감격스럽다. 감격이라는 단어를 이럴 때 쓰는구나. 나이가 들수록 의미를 알수 있는 단어들이 늘어간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정청래 전 의원은 “전 세계의 눈과 귀가 한반도에 쏠려 있다. 성공적인 회담을 기원한다”며 “평화를 위한 길은 따로 없다. 평화가 곧 길입니다”고 말했다. 원유철 자유한국당 의원도 “오늘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은 한반도가 세계의 심장이 되느냐를 결정짓는 회담이 될것이다”며 “대한민국이 세계의 중심이 되는 미래를 위해 남북정상회담이 성공하기를 간곡히 기도할 것이다”고 말했다.
27일 오전 서울 용산역에 설치된 스크린 앞에서 시민과 취재진이 모여 정상회담 중계를 지켜보고 있다.(사진=이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