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檢의 '朴 21일 소환' 통보에 "안타깝지만.."
by이준기 기자
2017.03.15 13:41:54
"靑참모진, 黃대행 보좌..검찰 수사 대응, 변호인단 문제"
변호인단 "특별한 사정 없으면 檢수사 적극적으로 출석"
''역대 4번째 檢수사 전직 대통령'' 오명에 "착잡한 마음"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키로 한 가운데 청와대는 겉으로는 “우리가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며 선을 그으면서도 안타까운 속내는 감추지 못했다. 박 전 대통령 파면에 따라 공식적으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보좌하는 만큼 자칫 검찰수사 문제를 잘못 언급했다가 ‘불법’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15일 통화에서 “청와대 참모진은 더는 전직 대통령 문제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 없다”며 “검찰 수사에 대한 대응은 전적으로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알아서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 전 대통령 변호인 손범규 변호사는 이날 검찰의 소환통보에 대해 “아주 특별한 사정이 발생하지 않는 한 검찰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출석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앞서 검찰은 박 전 대통령에게 21일 오전 9시30분 출석을 통보했다. 변호인단은 전날(14일) 합류한 서성건·위재민·정장현·채명성 외에 손범규·황성욱 등 2인이 선임계를 내면서 모두 6명으로 늘었다. 손 변호사는 “화려한 멤버의 변호인단을 지향하지 않는다”고 했으나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때처럼 15명 안팎의 매머드급으로 꾸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지금까지는 유영하 변호사가 홀로 선임계를 내고 형사사건에 대비해 왔다. 유 변호사는 이날 오후 1시10분께 삼성동 사저를 찾아 검찰소환 대비 작업에 착수했다.
변호인단은 박 전 대통령과 같은 혐의로 엮인 관련자들의 수사기록과 재판 진행 상황을 검토하는 한편 박 전 대통령의 출석에 대비한 예상 신문 대응책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내부에선 ‘불소추특권’이라는 방패막이가 사라져 검찰 수사를 받는 역대 4번째 전직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안게 된 데 대해 ‘안타깝다’는 반응이 분출됐다. 한 관계자는 “착잡한 마음”이라며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라고 했다. 다른 참모는 “박 전 대통령이 삼성동발(發) 메시지에서 ‘다 짊어지고 가겠다’고 한 만큼 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진실을 밝히는 데 최선을 다하지 않겠는가”라고 언급했다.
대신 참모들은 박근혜 정부 백서 편찬작업과 대통령기록물 이관작업에 들어갔다. 청와대는 ‘대통령기록물을 지정·이관하는 건 최순실 게이트 관련 증거를 봉인하겠다는 것’이라는 야권의 의혹 제기에 “기록물은 정상적인 결재 과정을 거쳐 수집·유통된 문건”이라며 “결재시스템을 거치지 않은 문건은 기록물로 등재될 수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의 흔적은 청와대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한때 ‘박근혜 갤러리’라는 우스갯소리가 돌았던 춘추관을 비롯해 경내 건물 곳곳에 걸려 있던 박 전 대통령의 사진이 모두 철거된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을 주인공으로 한 청와대 공식 홈페이지는 개편 작업에 들어갔고, 그동안 홍보채널로 활용해온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 SNS 계정도 ‘비활성화’ 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