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피용익 기자
2013.11.18 17:29:52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야당이 주장하는 국가기관 선거개입 특검 도입과 국가정보원 개혁특위 구성에 대해 수용을 시사한 것은 내년도 예산안과 민생·경제활성화 법안 통과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의 4대 국정기조 가운데 하나인 ‘경제부흥’을 앞당기기 위해선 예산안과 법안 통과의 시기가 중요한 만큼 정치 현안에 대해선 야당에 일정 부분 양보하는 모양새를 취했다는 설명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시정연설 대부분을 경제활성화 관련 예산 편성과 법안을 소개하는 데 할애했다. 특히 여섯 차례에 걸쳐 예산안과 경제살리기 법안을 정기국회 내에 처리해줄 것을 여야 의원들에게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은 국회와 정부, 여와 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다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내년도 예산안을 국회에서 심도 있게 검토해 주시고 새해 시작과 함께 경제살리기와 민생을 위한 사업들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제 때 처리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외국인투자촉진법 등 계류 중인 법안에 대해서도 “이런 법안들이 제 때 통과되지 못한다면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는 우리 경제가 다시 침체의 늪에 빠지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최근 각종 거시지표에 ‘청신호’가 켜졌다면서 “그러나 이제 겨우 불씨를 살렸을 뿐이다. 이 모멘텀을 살려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예산안 및 법안 처리를 거듭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국민행복’의 바탕이 되는 복지법안과 교육법안 통과를 촉구하고, ‘문화융성’을 위해선 문화를 국가 발전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아울러 ‘한반도 평화통일 기반 구축’과 관련, “반드시 임기중 평화통일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4대 국정기조와 이에 따른 예산안 편성 방향을 설명한 후 ‘비정상의 정상화’ 과정에 정치권이 동참해줄 것을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정부는 지난 시대의 잘못된 관행과 제도를 정상화하는데 역점을 두고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추진할 것”이라며 “원전과 방위사업, 철도시설, 문화재 분야 등 각 분야의 구조적이고 고질적 비리를 반드시 척결하겠다”고 밝혔다.
공공기관에 대해서도 “공공부문부터 솔선해 개혁에 나서고 이번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과 예산낭비가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히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정치권도 모두가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미래를 열어 가는 길에 나서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