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도형 기자
2013.10.15 17:30:23
[이데일리 이도형 기자] 삼성전자가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으로 친족분리된 기업에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일감 몰아주기를 했다는 지적이 15일 제기됐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조카가 운영하는 기업이지만 총수일가 및 그 계열사에만 규제할 수 있는 규정을 악용해 제재를 피했다는 것이다.
국회 정무위 소속 송호창 무소속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공정위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 회장과 3촌관계인 김상용씨가 운영하는 영보엔지니어링과 애니모드가 삼성전자와 거래를 통해 급성장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1998년 설립된 영보엔지니어링은 휴대폰 베터리팩과 헤드셋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업체다. 삼성전자 베터리팩의 10~30%, 헤드셋의 40%를 납품하는 업체로 삼성전자와의 연결매출 비중이 지난해 97%에 달할 정도로 연계비중이 크다.
영보엔지니어링 대표이사이자 최대주주인 김상용씨는 이 회장의 셋째누나인 이순희씨의 아들로 그와 이 회장은 삼촌과 조카 관계다. 영보엔지니어링은 지난 2005년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으로 친족 분리됐다.
송호창 의원은 “영보엔지니어링이 2005년에 자진신고와 설립시부터 친족분리 요건을 충족해 독립경영을 하고 있음을 이유로 (공정위로부터) 별도 조치없이 친족분리가 됐다”며 “친족분리는 계열사임을 전제로 하므로 계열 편입 절차가 된 후 분리가 됐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의 당시 기업공시 중 계열사분리에 영보엔지니어링에 관한 내용이 없었고, 이는 당시 증권거래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2007년 설립된 애니모드 역시 김상용씨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송 의원은 애니모드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전용케이스를 독점 생산하고 있으며, 국내 유일의 SMAPP(삼성 인증 액세서리)업체라고 지적했다. 애니모드는 2011년 매출 400억원에서 지난해 901억원으로 급성장했으며, 영업이익도 4배가량 증가했다.
송 의원은 “영보엔지니어링의 경우 세계 1위 스마트폰 판매업체인 삼성전자에 배터리팩과 헤드셋을 공급하는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사업기회를 부여받았다”며 “애니모드는 설립 초기부터 긴밀한 관계 하에 사실상 경쟁제한적 행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백남육 삼성전자 부사장은 “영보엔지니어링 외에 33개 회사가 (자사 생산의) 90% 이상을 삼성과 거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스마트폰 케이스 제조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애니모드만 급성장한다’는 송의원의 지적에는 “애니모드 외에 관련된 액세서리 업체가 2개 정도 더 있다”고 말했다.
백 부사장은 그러면서 “엄정한 기준을 통해 완전 오픈해서 운영한다”며 “다른 업체가 신청한다면 엄정한 절차로 진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