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메타, 10대 타깃광고 위해 비밀계약…"논란 거셀 듯"

by정다슬 기자
2024.08.08 15:24:21

미성년자 타깃 광고 금지 정책 위반 위해
10대 사용자 포함된 ''알 수 없음'' 그룹으로 타깃팅
美연방상원 ''어린이 온라인 안전 법안'' 통과시켜
미성년자 SNS 학대 방조 혐의 메타, 후폭풍 거셀 듯

마크 저버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1월 31일 워싱턴 DC 미국 상원 법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청문회 증인으로 나와 빅테크의 온라인상 어린이 성추행 현실에 대한 증언을 하고 있다. (사진=AFP)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구글과 메타가 유튜브에서 인스타그램을 광고하기 위해 10대들을 타깃으로 하는 비밀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최근 미국 연방 상원은 유튜브·메타·X·틱톡 등 소셜미디어 운영사가 미성년자를 유해 콘텐츠로부터 보호하도록 의무화하고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법적 책임을 부과하도록 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8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구글은 유튜브에서 13~17세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인스타그램 광고를 진행했다.

구글은 18세 미만에게 맞춤형 광고를 금지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 광고는 구글 광고 시스템에서 ‘알 수 없음’으로 분류된 사용자 그룹을 타깃으로 해 이 원칙을 교묘하게 회피했다. 이 그룹은 주로 18세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과 메타는 올해 2~4월 이 캠페인을 먼저 캐나다에서 시범적으로 진행했다. 이를 위해 프랑스 광고 대기업 퍼블리시스의 미국 자회사인 스파크 파운더리와 협력을 맺었다. 캐나다에서의 시범 사업이 성공적으로 평가한 두 회사는 5월 미국에서도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이 캠페인에 잘 아는 관계자는, 구글과 메타가 이를 전 세계로 확장하고 인스타그램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등 메타의 다른 앱에도 적용할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문서에는 ‘청소년 행동에 대한 통찰력’, 13~17세 사용자들의 사용률 증가 등에 대한 분석이 이뤄져 있어 구글과 메타가 ‘알 수 없음’ 그룹의 사용자들이 10대라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는 증거가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한 이메일에서 스파크 파운더리의 광고 관리자는 구글에 타깃으로 삼을 주요 인구통계를 13~17세로 지정하기도 했다. 2차 목표는 18~24세였다.



그러면서도 메타와 구글, 스파크 파운더리들은 청소년들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왔다고 한다. FT는 “이 캠페인은 마크 주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1월 미국 의회에 출석해 자사 플랫폼에서의 아동 성착취와 학대 방조를 피해 가족들에게 사과한 후에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시범 사업 자체의 규모는 작았지만, 구글은 이 사업을 메타와 더욱 수익성 있는 ‘풀 퍼널’(full funnel· 고객이 현재 접하고 있는 구매 단계에 맞춰 마케팅 메시지를 개인화하는 전략) 관계를 구축할 기회라고 여겼다고 한다. 이를 통해 유튜브뿐만 아니라 구글의 다른 플랫폼에서도 광고 단가가 비싼 브랜드 광고를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FT의 지적에 구글은 현재 이 프로젝트를 취소한 상태다. 아울러 내부 감사도 들어갔다. 구글은 “영업 담당자에게 광고주나 대항사가 미성년자 타깃팅 금지 정책을 우회하려는 캠페인을 하려는 데 도움을 주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는 추가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타는 ‘알 수 없음’이라는 청중을 선택하는 것이 미성년자를 타깃팅하려는 의도였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메타는 직원들이 ‘알 수 없음’ 그룹이 10대 미성년자들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마샤 블랙번 공화당 상원의원은 “빅테크 기업들은 우리 아이들을 보호할 수 없을 것”이라며 “빨리 어린이 온라인 안전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동 프라이버시를 옹호하는 센터포디지털데모크래시의 전무이사인 제프 채스터는 “메타는 청년들을 피 흘리게 하고 있으며 백도어를 알아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