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틀리·롤스로이스 등 럭셔리카도 전기차 대열 합류한다

by손의연 기자
2022.02.09 14:42:52

벤틀리·람보르기니·롤스로이스 등 전기차 출시
엄격한 탄소 규제 따를 수밖에 없어
"특유의 주행 매력 살리는 것이 관건"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전기차시대가 도래하면서 전 세계의 럭셔리카 브랜드들이 전기차 전환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럭셔리 하이브리드카에 이어 럭셔리 전기차도 줄지어 나올 전망이다.

벤틀리모터스 ‘Beyond100 가속화’ 전략 발표
8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내연기관 102년의 역사를 가진 벤틀리모터스는 비욘드(Beyond) 100 가속화 전략에 따라 2025년부터 전기차 5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벤틀리는 10년간 25억 파운드(약 4조원)를 투자해 전기차 전환을 가속화한다. 벤틀리 최초의 전기차가 영국 크루(Crewe) 본사에서 설계, 개발 및 생산된다. 2030년까지 제조 과정에서의 환경 영향을 줄이는 완전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한다. 크루에서 생산된 모든 차량의 물 소비량, 매립 폐기물 및 기타 환경 영향을 절대적으로 최소화한다는 취지다. 벤틀리는 브랜드의 상징적인 헤리티지 콜렉션부터 현재 판매 중인 전 라인업까지 지속 가능한 차량용 바이오 연료를 사용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올해엔 플라잉스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량을 출시하며 벤테이가 PHEV의 5개 파생 모델을 추가할 예정이다.

람보르기니도 지난해 전동화 전략을 추진하기 위한 중장기 청사진을 발표했다. 2024년까지 하이브리드로 전환한 다음 2020년대 후반기에 브랜드 최초의 순수전기차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람보르기니 고유의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는, 동급 최고의 차를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하이브리드로 전환하기 위해 4년간 총 15억 유로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할 계획이며 람보르기니의 첫 하이브리드는 2023년 나온다. 전기화로 인한 무게 증가를 극복하기 위한 초경량 탄소섬유 기술 적용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2025년까지 제품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50%까지 줄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람보르기니는 본사인 산타가타 볼로냐 공장의 16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현장에 대해 2015년에 이미 이산화탄소 중립 인증을 받았으며, 생산 시설이 두배로 확장된 현재에도 인증을 유지하고 있다.



롤스로이스모터카는 지난해 9월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인 스펙터를 발표한 바 있다. 스펙터는 내년 4분기 출시될 예정으로 현재 테스트 중이다.

‘전기차를 만들지 않겠다’던 페라리도 2025년 첫 순수 전기차를 내놓을 준비 중이다. 페라리는 지난해 6월 반도체 전문가인 베네데토 비냐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사장을 영입하면서 차세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페라리는 지난 2019년 브랜드 최초의 PHEV 슈퍼카 ‘SF90 스트라달레’에 이어 2020년 컨버터블 버전 ‘SF90 스파이더’, 최근 세 번째 PHEV인 296 GTB를 선보였다.

마세라티 역시 ‘폴고레’(이태리어로 번개) 프로젝트를 통해 순수 전기차를 출시한다. 올해 중형 SUV인 ‘그리칼레’를 통해 전동화 모델을 선보인다. 향후 모든 제품군에 순수 전기차 버전을 포함할 방침이다.

특히 마세라티는 특유의 배기음을 전기차에서도 구현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포르쉐는 이미 지난 2019년 전기 스포츠카인 ‘타이칸’을 내놨다. 타이칸은 조용하다는 전기차의 공식을 깨고 인공 엔진 소리를 넣어 스포츠카다운 주행의 재미를 살려 호평받기도 했다.

글로벌 럭셔리카 브랜드들이 전기차 전환에 뛰어든 배경은 EU와 미국, 중국 등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탄소배출 규제가 강화되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탄소 배출이라는 엄격한 규제를 지켜야만 하는 상황에서 정체성을 가진 럭셔리 브랜드들이 전기차를 만들면서 브랜드 특유의 매력을 어떻게 살릴지 주목된다”며 “이를 테면 향후 차체의 무게 경량화, 주행감, 특유의 사운드 등을 살펴볼 만하다”고 말했다.